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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노조가 가른 운명…무분규 한국타이어 `질주` 파업 금호타이어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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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타이어가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채권단이 1조3000억원 규모 채권을 1년 연장하는 조건으로 노사 양측에 26일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안(자구안) 합의를 요구했지만 시한을 하루 넘긴 27일까지도 노조가 이를 거부하며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7일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가 노사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함에 따라 28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 실무 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자구계획에 대한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간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구안 '데드라인'을 넘겼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이날까지 노조 설득에 나섰지만 끝내 자구안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더블스타 등 해외 매각 방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자구안에 합의할 수 없다"며 "법정관리로 가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해외 매각이 두려워 아예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죽이는 결정을 내린 셈"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산업은행은 "자구계획 이행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의 조치가 없으면 금호타이어가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하는 게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28일 채권단 협의에서 모든 실행 가능한 처리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언급한 '모든 실행 가능한 처리 방안'을 법정관리 혹은 자금 지원을 동반하는 방식의 법정관리인 'P플랜'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효율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 상환유예 조치를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호타이어와 달리 한국타이어는 1962년 노조 설립 이후 56년간 단 한 번의 파업도 없는 무분규 경영을 이어가며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노사가 신뢰로 뭉치며 2012년 이후 매년 1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올렸고 지난해에도 원재료 상승 악재 속에 11.7% 이익률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 매출은 한때 세계 9위였지만 현재 11위 선으로 처진 반면 10위권 밖이던 한국타이어는 세계 7위까지 올랐다.

[김동은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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