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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금호타이어 운명, 노조에 달렸다] 금호타이어 노조 경영정상화 MOU 합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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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000억 차입금 상환 ‘발등의 불’
노조 ‘해외매각 철회’ 조건 강경.. MOU 불발땐 부도도 배제 못해
채권단은 신규투자자 유치 전망.. SK 등 인수후보와 협의할 듯


파이낸셜뉴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임금삭감,정리해고 등에 반대하는 상경투쟁을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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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 3년 만에 다시 경영난에 빠진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노동조합에 발목을 잡혔다. 금호타이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가 추가 지원을 조건으로 회사 측에 요구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제출 시한인 26일까지 결국 노사가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면서 금호타이어는 또다시 생사 기로에 놓이게 됐다.

■노사, 자구안 협상 막판까지 진통

금호타이어 노사는 이날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MOU를 두고 수차례 교섭을 시도했으나 노조 측의 강경한 태도에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오전에 진행된 교섭은 시작 10분여 만에 파행됐고, 오후에 계획됐던 교섭은 아예 불발됐다.

노조가 MOU 합의를 거부하는 것은 해외매각 우려 때문이다. 최근 중국 더블스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매각 가능성이 불거지자 노조가 '해외매각 철회'를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협상은 중단됐다. 앞서 채권단은 노사의 '충분하고도 합당한 수준의 자구노력과 이행 약속'을 전제로 차입금 상환 1년 연장과 이자율 인하 등 유동성대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채권단이 회사에 제시한 기한은 26일이다. 당초 금호타이어 이사회는 채권단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MOU 체결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27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노조 동의 없이는 MOU 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회사 측은 이날을 경영정상화 과정에 착수하기 위한 데드라인(마감시한)으로 보고 노조와 막판 협상 도출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경쟁력 향상방안(생산성 향상, 무급 휴무, 근무형태 변경 등) △경영개선절차 기간 중 임금동결 △임금체계 개선(통상임금 해소) 및 조정(삭감) △임금피크제 시행 △복리후생 항목 조정(폐지·중단·유지)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개선 등을 자구안으로 노조 측에 제시했다. 노사 합의 불발로 채권단과의 경영정상화 이행 MOU 체결이 불발되면 금호타이어는 당장 1조3000억원 규모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채권단은 앞서 노사가 고통을 분담하는 자구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1년간 상환기한을 연장해 준 차입금을 소급해 회수할 방침이다. 이 경우 부도처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경영위기 상황을 충분히 노조 측에 설명해 어떻게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MOU 체결을 위한 이사회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P플랜 가능성 낮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사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또는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을 개시하지 않고, 자율협약 또는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을 맺고 재무구조 개선 및 신규 투자자 유치를 진행할 전망이다. 신규 투자자 유치는 SK그룹 또는 더블스타 등 인수후보들과 협의하는 것이다.

채권단은 앞서 자율협약 체제로 들어갔지만 경영정상화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실사 보고서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자율협약 체제라 해도 구체적인 대출상환 만기 연장이나 유예, 유상증자 방안 등을 논의하기 힘들었다.

채권단이 채권 만기를 연장해주는 대신 노사 합의를 수반한 자구안 이행약정서 체결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노사 합의 불발로 약정서가 체결되지 않으면 채권만기 연장은 효력이 없어진다.

이 같은 노사 합의는 이전 SK그룹에서 요구한 사안 중 하나였다. 이후 감자와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투입 등도 요청한 만큼 이번 노사 합의가 이뤄지면 더블스타보다 SK그룹으로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SK그룹이 내건 인수조건이 채권단에 불리하지만 금호타이어의 여신을 충당금으로 이미 쌓은 데다 상각한 만큼 일단 '조기매각'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최대한 빨리 매각하자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노사 합의가 이뤄지면 채권단은 감자와 출자전환 및 인수후보들의 신규자금 투입 등을 감안한 정상화방안을 강구한다. SK그룹도 7000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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