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미혼女 92%가 '미투(Me too)' "성추행 등 당한 적 있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 “학교동창 (여자)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직업이나 직장이 좋고 나쁘고를 막론하고 성추행이나 성폭행 시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더라구요! 평생 같이 살 배우자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여야 하는데 난감한 것 같습니다” 항공사 승무원인 L씨(32)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상담을 하면서 털어놓는 걱정거리이다.

#2.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평생 믿고 같이 살만한 인품을 가진 남성이 이 세상에 과연 몇 명이나 될지 회의가 들 때가 참 많습니다. 평소 멀쩡한 상사가 회식시간만 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음담패설만 늘어놓고, 노래방에라도 가면 성추행범으로 돌변하니...” 대기업에 다니는 K씨(30)는 ‘곁눈질 안할 남성을 소개해 달라’면서 한탄조로 부탁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성폭력에 대한 미투(Me Too)운동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미혼여성들 10명 중 9명 이상이 직장이나 대중교통 수단 등에서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공동으로 미혼남녀 476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본인은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 질문에 대해 ‘전혀 없다’는 대답은 남성이 66.4%, 여성은 8.0%를 차지했고, 그 외 남성 33.6%와 여성 92.0%는 ‘한두 번 있다’(남 21.8%, 여 13.5%)와 ‘가끔 있다’(남 8.0%, 여 57.1%), ‘자주 있다’(남 3.8%), 여 21.4%) 등과 같이 대답한 것.

남녀별 응답 순위를 보면 남성은 전혀 없다 - 한두 번 있다 - 가끔 있다 - 자주 있다 등의 순이고, 여성은 가끔 있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자주 있다 - 한두 번 있다 - 전혀 없다 등의 순을 나타내 남녀간에 대조를 보였다.

‘본인이 경험한 성폭력의 가해자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혹은 어떤 관계)였습니까?(2개까지 중복 가능)’에서는 남성의 경우 ‘(직장의) 고객’(34.2%)과 ‘직장’(27.4%), 여성은 ‘직장’(66.7%)과 ‘대중교통 수단’(61.6%) 등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성폭력은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라며 “남성들은 주로 직장이나 고객 등과 같이 생업과 관련하여 성폭력을 경험하고, 여성은 여기에 더하여 대중교통 수단에서도 빈발한다”라고 설명했다.

‘성폭력이 본인에게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합니까?’에 대해서는 남녀의 대답이 비슷했다. 남성의 60.3%와 여성의 38.0%가 ‘적당히 모면했다’고 답해 첫손에 꼽혔고, ‘무언의 불쾌감 표시’(남 20.5%, 여 25.3%) - ‘싫다는 의사 표시’(남 11.5%, 20.8%) - ‘제3자에게 도움 요청’(남 6.4%, 여 10.9%) - ‘신고, 고발’(남 1.3%, 여 5.0%)등과 같은 대답이 뒤를 이었다.

남성의 80.8%와 여성의 63.3%는 성폭력이 발생할 때 적당히 모면하거나 무언의 불쾌감 표시 등과 같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신고/고발을 하거나 제 3자에게 도움 요청, 싫다는 의사 표시 등과 같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비중은 남성 19.2%, 여성 36.7%에 불과했다.

‘성폭력이 발생할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이유’로는 남성, 여성 공히 ‘불이익 우려’(남38.4%, 여 45.7%)를 단연 높게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남성의 경우 ‘어색한 분위기 만들지 않기 위해’(26.0%), ‘악의는 아니라서’(21.9%) 및 ‘화제의 중심에 서지 않기 위해’(13.7%) 등의 순이고, 여성은 불이익 우려에 이어 ‘화제의 중심에 서지 않기 위해’(31.8%), ‘어색한 분위기 만들지 않기 위해’(13.9%), 그리고 ‘악의는 아니라서’(8.6%) 등의 순을 보였다.

이경 온리-유 총괄실장은 “성폭력 가해자는 직장 상사 등과 같이 본인의 직장생활이나 생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많고, 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문제인물’로 부각되기 쉽다”라며 “이런 성폭력의 특성 상 아직까지는 문제가 발생해도 그 순간만 적당히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일고 있는 미투 운동을 통해 근본적으로 성폭력이 근절되고 또 문제가 발생하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는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