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SS무비]김태리의 '리틀 포레스트', 지친 우리모두에게 필요한 작은숲(리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어머니는 대지라고 했던가. 영화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는 겉포장은 김태리와 류준열, 그리고 진기주라는 20대 청춘들로 했지만, 실상은 그들을 품어주는 대자연, 그리고 엄마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지친 청춘을 보듬어주는 힐링 영화가 됐다. 영화가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지난 20일에도 각종 사건사고가 난무하며 암흑 같은 세상을 증명하는 듯했지만, ‘리틀 포레스트’는 현실에 지치고 허망한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안이면서 새로운 희망을 던져줬다.
스포츠서울

영화는 소복히 눈이 쌓인 겨울의 시골풍경 속, 예쁜 니트 모자를 눌러쓴 여주인공 혜원(김태리 분)이 뽀지직 뽀지직 눈을 밟으며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한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던 분위기가 역력한 시골집에서 홀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혜원은 눈밭에서 급히 캐온 배추와 파만으로 배추국을 뚝딱 끓여내고, 후루룩 들이키는 모습으로 금세 관객들을 영화에 홀리게 한다. 딱 기본뿐인 배추국이나 애써 꾸미지 않은 김태리의 모습이나 딱 그대로가 좋아 보인다.

그런 혜원은 갑자기 말도 없이 왜 내려왔냐고 아픈데만 쏙쏙 잘 집어 묻는 소꿉친구 은숙(진기주 분)의 질문에 “배가 고파서”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그러나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며 임용고시 준비를 하느라 인스턴트 음식에 전전해야했던 서울생활에 지쳐 밥다운 밥이 고팠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서울을 도망치듯 떠나온 이유를 떠올린 혜원은 ‘봄이 오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물으며 서울을 돌아갈 날을 기약한다.
스포츠서울

그렇다고 정말 해답을 찾는 혜원도 아니었다. 낮에는 큰 고모의 농사일을 돕고, 은숙과 재하(류준열 분)와의 시시하지만 정겨운 담소들로 밤을 지새우며 하루하루를 사는 혜원은 어린 시절 엄마(문소리 분)가 해줬던 음식들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요리해보고, 그 음식들로 몸과 마음을 모두 충전한다. 큰 사건 없이 자연과 음식, 그리고 소소한 친구들의 이야기뿐이지만, 지켜보는 이의 마음도 꽉 채워지는 느낌이다.
스포츠서울

그렇게 4계절을 꼭꼭 눌러 담은 ‘리틀 포레스트’는 “음식은 정성”이라고 말하는 엄마(문소리 분)의 말처럼, 참 정성스러운 영화다. 계절을 모두 담기 위해 네번의 크랭크인과 네번의 크랭크업을 한 임순례 감독의 정성부터, 음식을 손수 만드는 김태리와 문소리의 연기까지 정성이 묻어난다.

또한, 엄마가 혜원에게 남긴 편지와 말들은 우리 모두를 위한, 우리 모두의 어머니들의 마음이기에 가슴 한켠을 뜨겁게 한다. ‘리틀 포레스트’는 혜원이 깨달은 엄마의 숲이었다. 그 숲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은 주인공은 과연 어떤 해답을 얻었을까.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그 해답의 선택을 주는 듯하다. 오는 28일 개봉.

ch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