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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한류(韓流)로 한류(寒流)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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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바·클로이김·이유빈 등 세계적 선수들, 케이팝 팬 '자처'…CNN "케이팝, 한국의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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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지난 11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팀이벤트 여자 싱글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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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칼바람에 다른 지역보다 체감온도 5℃는 더 춥다는 평창. 추위에 떠는 선수와 관객의 마음을 녹여주는 한류(韓流)가 있다. 눈과 얼음을 가르는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케이팝의 높아진 위상이 눈에 띈다. 경기에 앞서 케이팝을 평소에 즐겨 듣는다는 선수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피겨요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 러시아)는 엑소 팬클럽에도 가입한 엑소 광팬이다. 지난 11일 피겨팀 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81.06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엑소 덕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고 경기도 잘할 수 있었다”며 엑소에 공을 돌렸다.

2016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매일 아침을 엑소 음악과 함께 시작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SNS에 엑소의 '로토,' '몬스터' 등의 곡 안무를 따라 하고 음악에 맞춰 스케이팅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러시아 출신의 알리나 자기토바(16) 역시 "메드베데바 만큼은 아니지만" 케이팝과 엑소를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건 클로이 김(18·미국)도 "경기 전 씨엘의 음악을 듣는다"고 지난해 2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 당시 클로이 김은 소녀시대와 에프엑스, 샤이니, 슈퍼주니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ABC와의 인터뷰에서는 "쿨(cool)한 트렌드가 한국에 다 있다"며 특별한 한국 사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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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김(왼쪽, 미국)이 지난 13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2차 경기에서 공중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평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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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임효준·이유빈·정해림이 케이팝을 즐겨 듣는다. 한국에 첫 금을 신고한 남자 쇼트트랙 1500m의 임효준(22)은 레드벨벳의 조이의 팬이라고 자신의 소개 영상에서 밝혔다. SBS가 올림픽 선수들의 신청곡을 틀어주는 '영웅의 신청곡'에서 임효준은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을 신청했다가 아버지가 좋아한다는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로 바꾸기도 했다.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 참가하는 이유빈은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여자 스노보드 국가대표 정해림(23)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쭉 슈퍼주니어의 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팬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팝이 평창올림픽을 통해 더욱 세계에 각인되고 있다. 전세계 2800만 명이 시청한 개막식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레드벨벳의 '빨간맛'을 비롯해 한국의 가요를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으로 편곡한 곡들이 각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울려 퍼졌다.

지금도 평창과 강릉에서는 케이팝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한류스타를 초청한 'K-POP 월드 페스타' 공연이 매주 주말마다 진행된다.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는 시상식과 케이팝 공연이 열리는데 오후 5시 이후 무료개방이다. 올림픽 경기장 내에서도 볼 수 있다. 경기 중간 잠시 쉬는 시간에도 짧은 공연을 하기도 한다.

미국 CNN은 "케이팝은 한국의 비밀병기"라며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이 북한의 응원단 못지 않게 언론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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