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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추사 글씨 3점 보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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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筆 침계' 등 지정 예고

"제 호(號)인 '침계(梣溪)를 글씨로 써 주십시오." 후배 윤정현의 부탁에 추사 김정희(1786~1856)는 난감했다. '침계'의 '물푸레나무 침' 자는 한(漢)나라 때부터 쓰인 옛 글자 예서(隸書)로 쓴 사례가 없을 정도로 희귀한 글자였기 때문. 무려 30년을 고민한 끝에 예서와 해서(楷書·한 점과 한 획을 정확히 독립시켜 쓴 서체)를 혼합한 독특한 작품을 완성했다. 추사가 65세였던 1851년 무렵이었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은 "웅혼하고 장쾌한 필체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 썼다"고 평했다.

조선일보

추사 김정희의 작품‘침계’(부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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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포함해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추사 글씨 세 점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0일 '김정희 필(筆) 침계''김정희 필 대팽고회(大烹高會)' '김정희 필 차호호공(且呼好共)'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대팽고회'는 1856년에 쓴 추사 만년의 글씨로 소박한 필치의 예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명나라 문인 오종잠의 '중추가연'에 나오는 글귀 '푸짐하게 차린 음식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大烹豆腐瓜薑菜), 성대한 연회는 부부·아들딸·손자라네(高會夫妻兒女孫)'를 쓴 것이다. '차호호공'은 '잠시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고(且呼明月成三友), 좋아서 매화와 함께 한 산에 사네(好共梅花住一山)'라는 문장을 예서로 쓴 작품이다.

추사의 작품 중에서 국가지정문화재가 된 것으로는 '세한도'(국보 180호)와 '김정희 해서 묵소거사자찬'(보물 1685-1호), '김정희 예서 대련 호고연경'(보물 1685-2호)이 있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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