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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두터움學 槪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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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셰얼하오 五단 / 黑 장웨이제 九단

조선일보

〈제3보〉(30~42)=바둑에서 '두텁다'는 용어의 개념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바둑용어사전(2005년 한국기원 발간)은 "돌의 모양새가 안정돼 상대에게 위협이 되면서 활용 가치가 많다"고 풀이하고 있다. 소소한 실리를 내주더라도 단단하게 두어 놓으면 상대는 엷음에 대한 부담으로 강하게 맞서지 못한다. '엷다'는 바둑에서 두터움의 반대 개념이다. 하지만 두텁게만 두다간 스피드에 뒤져 자칫 집 부족에 빠지기 쉽다.

▲로 32 자리에 뛰었으면 귀의 실리는 내주지만 하변 주도권이 흑에게 넘어갔을 것이다. 여기서 백도 30이 빗나갔다. 31의 2단 젖힘이 좋아 32로 굴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 30으로는 참고 1도 1이 경쾌한 급소. 7까지 흑을 하변에 가두고 중원을 장악했으면 백이 두터운 형세였다. 이제 38까지는 쌍방 필연의 수순.

41로 꼬부렸을 때 42로는 왜 43 자리에 두어 봉쇄하지 않았을까. 참고 2도 4로 한 방 얻어맞고 6을 내주는 진행이 당한 형태라고 보고 실속을 차린 것. 그렇다면 43으로 머리 내민 수는 당연해 보이는데, 이 수 또한 정답이 아니란 판정을 받았다. '두터움'은 어려운 과목이다. 정답은 내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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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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