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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온라인결제땐 수수료 4배”…영세상인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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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꽃집 사장님, 한숨 푹푹 쉬는 사연

매장보다 인터넷·모바일 판매 급증

“매출 3배 늘어 직원도 채용했지만

수익은 제자리…월급 주기도 벅차”

“영세 매출사업자엔 수수료 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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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B하나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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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조아무개(45)씨는 요즘 월말 결산 때마다 한숨을 푹푹 쉰다. 그는 2년여 전부터 각종 인터넷쇼핑몰과 모바일 앱스토어, 포털 등에 등록해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는 주로 온라인 창구로 판매한다. 덕분에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만을 상대로 영업할 때보다 매출은 세배가량 늘었다. 그런데 수익은 거의 제자리다. 조씨는 “온라인으로 들어오는 주문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어 직원까지 채용했는데 월급을 제때 주기가 벅차다”고 말했다.

조씨처럼 영세한 동네 가게 사업자가 다양한 온·오프 연계(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시장에 진입하면 처음에는 ‘매출 급증’이라는 성과만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저수익의 늪’에 빠진다. 조씨는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1주일쯤 뒤 각종 결제수수료를 3.5%가량 제외하고 통장으로 대금이 들어온다. 1만원짜리 꽃다발의 경우 재료비에다 광고비, 배송비 등을 제외하고 100원쯤 남는데 여기에 결제수수료까지 30원 이상 떼면 도저히 사업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시장에서 영세상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크다. 우선 신용카드 수수료가 갑절 차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연 매출 5억원 이하 영세 중소가맹점에 0.8~1.3%의 카드수수료 우대기준을 적용한다. 그러나 온라인 결제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카드회사와의 가맹계약을 일괄적으로 대기업 결제대행회사(PG)들이 맺어 처리하기 때문이다. 카드회사는 수많은 영세상인의 온라인판매 대금에 대한 결제수수료를 몇몇 대기업 결제대행사에 부과하는 구조다. 수수료율은 평균 2.1~2.3%로, 오프라인 수수료의 두배에 이른다. 여기에 결제대행사가 가져가는 중계수수료와 호스팅(홈페이지나 웹서버 기능 대행 서비스) 비용 0.7~0.9%가 추가로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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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급속히 확산하는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에서는 수수료를 챙겨가는 회사가 또 등장한다. 바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스마일페이와 같은 간편결제시스템 전문회사다. 금융감독원의 간편결제서비스 현황 자료를 보면, 이들의 수수료율은 0.5~1%다. 모바일 간편결제에서는 수수료가 3단계로 부과된다. 가령 일산의 꽃가게 주인 조씨가 네이버 모바일 앱을 통해 꽃을 팔면, 결제시스템 운영사인 네이버페이, 카드사와 계약을 맺은 결제대행업체, 그리고 신용카드회사 등 3곳에 총 3.4~3.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결국 영세상인들은 오프라인에서는 0.8~1.3% 카드수수료만 부담하는 반면,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을 이용하면 이보다 4배가량 더 많은 수수료를 떠안는 셈이다.

컴퓨터나 모바일기기를 통한 온라인 상거래의 증가는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동네 골목상권에서 벗어나 판로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도한 수수료 장벽이 영세상인의 기회를 좁히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소상공인도 온라인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지만 의존도가 커질수록 수익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각종 수수료가 일방적 통보 방식으로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시장마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으면 온라인 매출이 일정 규모 이하인 사업자에게는 오프라인처럼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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