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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美와 무역전쟁 치르는 中, EU와도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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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최대 교역 상대인 유럽연합(EU)과도 무역 분쟁 기류에 휩싸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EU가 서로 간에도 무역 마찰을 일으키면 무역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1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부터 중국과 EU 간에 분쟁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 같은 기류가 무역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냉랭한 중·EU 관계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우선 지난해 12월 개최될 예정이었던 '중국·EU 고위급 경제 대화'가 EU 측 반대로 열리지 못한 것을 꼽았다. 중국 언론들은 양측이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대화가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도 중국과 EU는 무역 갈등이 불씨가 돼 당초 예상됐던 기후변화 대응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당시 문제의 발단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중국의 투자 및 무역장벽 등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Market Economy Status) 획득에 반대한 것이었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 EU에 시장경제 지위를 요구하고 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비시장경제(NME)' 국가로 분류돼왔지만 가입의정서 규정에 따라 15년 후 자동으로 시장경제 지위를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경제 지위를 획득하면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피하는 데 유리하다.

EU가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투자 여건을 놓고 중국에 대한 불만이 많다. 유럽 기업의 중국 진출은 중국 정부의 시장 접근 제한 때문에 쉽지 않은 반면 중국은 유럽 투자를 늘리면서 독일 산업로봇 업체 쿠카 등 첨단 기술기업들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이 지난해 EU에 투자한 금액은 전년 대비 76% 급증한 810억달러에 달하지만 EU가 중국에 투자한 금액은 오히려 9.1% 줄어든 88억달러에 불과했다.

EU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숙원 사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EU는 일대일로를 통해 진행되는 각종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사업의 열매를 주로 중국 기업들이 가져간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 명목으로 동유럽과 중유럽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도 EU에는 불안 요인이다. 자칫 EU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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