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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당장 써먹기에 경력직 좋다지만 100년기업 위해 신입뽑는 `미래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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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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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정도 되는 중견기업에서는 즉시전력감인 경력직을 선호하기 마련이고 우리 회사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60년 이상 회사를 운영하고 100년 이상 지속을 원하는 기업으로서 결국 신입사원을 뽑아 같이 성장하는 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양봉준 미래엔 피플팀 팀장)

갈수록 심해지는 학령인구 감소로 불황에 맞닥뜨린 교육·출판업계의 채용시장이 얼어붙어 있다. 특히 교원 임용의 문턱까지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범대 출신이나 교육학 전공자가 취업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새로운 식구를 받아들이고 있는 기업이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교과서를 만든 회사, 대한교과서로 더 잘 알려진 회사 미래엔이다.

미래엔은 올해 70년을 맞았다. 교과서, 초·중·고 참고서, 출판, 인쇄 등 사업을 하는 회사는 2008년 대한교과서라는 사명을 미래엔으로 바꿨다. 이후 100년 이상 지속 성장을 원하는 회사 입장에서 10~20년 후 회사의 중심이 될 이들을 뽑기 위해 2013년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고정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회사는 1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교육·출판업이라는 업종에 걸맞게 참고서나 교과서를 만드는 편집·개발 업무 담당자를 주로 뽑는다.

사실 미래엔은 이미 사범대나 교육학 전공자 출신자들에겐 '틈새시장'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양 팀장은 "실제로 사범대를 나오거나 교육학을 전공하신 분이 해마다 꽤 많이 지원하고 있다"며 "전공자라고 해서 가산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전공자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어서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혀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엔의 신입 공채는 총 4가지 절차를 통해 진행된다. 서류전형, 필기시험(전공·에세이), 실무면접, 임원면접이다. 이 중 필기시험은 회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시험이다. 흔히 '적성검사'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회사에서 대체된 필기시험이 미래엔에서는 '전공시험' 형태로 진행된다. 양 팀장은 "수학 과목 편집자는 수학 문제로, 국어 과목 편집자는 국어 문제로 시험을 보는데 솔직히 정말 어렵다"며 "난도가 있는 시험을 꼭 보는 이유는 정답을 맞히기를 희망한다기보다는 얼마나 논리적인 풀이 과정으로 문제에 접근하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책(교과서·참고서)을 집필하는 사람이라면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필기시험을 통해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70주년, 필기시험 등 듣기만 해도 딱딱한 요소들이 회사를 장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미래엔이 경직되거나 보수적인 회사는 아니다. 교육회사다 보니 직원들이 뭔가를 배우기를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는 게 양 팀장 설명이다.

그는 "'작당'이라고 부서·직급·성별에 관계없이 주제를 제시하고 배우겠다고 하면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한번은 미래산업 먹거리를 찾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겠다는 제안에 따라 연예기획사 'FN 엔터테인먼트'를 탐방하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맥주 만드는 법부터 연애코칭, 휴가 때 여행 싸게 가는 법까지 직원들에게 특강을 마련해준다"고 말했다.

미래엔에는 특별한 휴가도 있다. 바로 '봄방학(춘계휴가)'이다. 과거 새 학기에 대비해 연초부터 일하느라 쉬기 어려운 생산직을 위해 재충전을 할 수 있는 휴가를 주던 제도가 바뀐 것인데, 직원들은 4월 첫째주 또는 둘째주에 매년 봄방학을 떠난다고 한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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