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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슈즈 확 키우는 패션업계…스포츠 브랜드 기술력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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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패션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신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9일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데상트 매장에 주력 상품인 신발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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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신발'을 선택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운동화와 스니커즈, 정장구두, 캐주얼화 등의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토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패션 트렌드에 따라 자사 스타일에 맞춘 신발을 연계해 판매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에프의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는 지난해 말 신발 전문팀을 신설했다. 그간 디스커버리의 신발 연매출은 100억원에 못 미쳤지만, 이른 시일 내에 이를 500억원 이상 규모로 키우는 게 목표다. 디스커버리는 최신 기술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한 '컨버전스' 테마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5월께 첫 신규 컬렉션을 내놓는다.

데상트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 건립 중인 '글로벌 신발 연구개발(R&D)센터'가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연면적 1만6000㎡를 자랑하는 R&D센터에서 R&D와 테스트를 진행해 원천기술 확보로 신발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LF의 질스튜어트스포츠는 올해 신발의 스타일 수와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배 늘리기로 했다. 신생 스포츠 브랜드로서 '롱런'하려면 신발 부문 경쟁력이 필수라고 판단해 지난해 10% 선에 그쳤던 브랜드 내 신발 비중을 높이려는 것이다.

지난해 '코트디럭스' '디스럽터2' 등 히트 상품으로 재미를 본 휠라코리아도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대비 품목 수로는 10%, 물량 기준으로는 250% 늘어난 신발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디스럽터2'를 잇는 차세대 슈즈로 출시한 '휠라 레이'가 초도물량 8만켤레 완판을 달성해 추가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K2가 전개하는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도 봄·여름 시즌 신발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30% 늘렸다. 이로써 지난해 매출의 10% 선을 차지했던 신발 비중이 올해 15~20%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관계자는 "나이키라는 이름을 들으면 조던 신발이 떠오르듯, 스포츠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는 핵심 아이템은 신발"이라며 "브랜드의 기술력 과시 경쟁도 결국 각종 기능이 결집된 플래그십 신발을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와 관련이 없는 브랜드도 '슈즈 강화'에 발 벗고 나섰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해 하반기 신발사업본부를 신설해 자사 브랜드 내 슈즈라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봄·여름 시즌부터 크로커다일레이디·샤트렌·올리비아하슬러 등 여성복 3개 브랜드 내 스타일 수를 2배 늘리고, 사이즈도 이전보다 확대한다. 이랜드그룹은 자사 슈즈 편집숍 '폴더' 매장을 전년 대비 15% 이상 늘리기로 했다.

아웃도어업계는 등산화 카테고리를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활용 가능한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한계에 부딪힌 등산화 대신 수요가 늘고 있는 일상화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이다.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전문 아웃도어 제품과 분위기가 다른 자사 '화이트라벨' 라인업을 중심으로 신발 카테고리를 늘린다. 블랙야크도 올해 선보일 신발 스타일 수를 지난해 대비 늘렸는데, 특히 하절기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신발 품목 수를 대폭 확충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운동화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했으며, 스니커즈는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내놓은 '한국패션마켓트렌드 2017'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신발 구매전망지수가 111.9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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