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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마켓뷰] 설 연휴 끝내고 상큼한 출발…삼성전자·한미약품, 악재에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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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포함한 설 연휴 4일을 쉬고 돌아온 한국 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코스닥지수는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고른 강세 속에 3%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장이긴 했으나 어김 없이 투자자들을 슬프게 한 종목이 나타났다. 애플이 중국 반도체 업체와 협상 중이라는 소식에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부진했고, 글로벌 임상 중단 소식에 한미약품 주가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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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인·기관 사고, 개인 팔고

1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2월 14일)보다 0.87%(20.99포인트) 상승한 2442.82에 장을 마쳤다. 지난 12일부터 4거래일째 오름세다. 코스닥지수는 3.28%(27.78포인트) 오른 875.81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4일에 이어 이틀째 순항했다.

한국 증시에서 ‘사자’ 행렬을 이어간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달궜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85억원·346억원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1149억원과 21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728억원(코스피)·3159억원(코스닥) 순매도하며 외국인·기관과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째, 코스닥시장에서 이틀째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업종별(코스피 기준)로 보면 전기·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전날 대비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건설·기계·화학 등 경기 민감 업종과 은행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설 연휴 기간 동안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했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60달러선을 회복했다”며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 민감주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3% 넘게 오른 코스닥시장의 경우 시총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 시총 상위 100개 기업 가운데 전거래일 대비 하락한 종목은 솔브레인(036830)동진쎄미켐(005290)단 두 종목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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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8.16%(1만300원) 오른 12만9900원을 기록했고, 2위 신라젠(215600)도 전날보다 10.77%(9200원) 상승한 9만4600원에 장을 마쳤다. 메디톡스(086900), 바이로메드(084990), 셀트리온제약(068760)등 주요 종목들도 5%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장은 “설 연휴 기간에 미국 증시가 상승 흐름을 나타내면서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며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 낙폭이 컸던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악재가 발목 잡은 삼성전자·한미약품

지수는 올랐으나 모든 개별 종목이 웃은 건 아니다. 이날 국내 증시는 호재 또는 악재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종목이 속출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나란히 1% 이상 하락 마감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반도체 업종의 상징과도 같은 두 기업이 함께 약세를 보인 건 “애플이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紫光)그룹과 아이폰에 탑재될 반도체 공급에 관한 협상에 착수했다”는 외신 보도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전날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은 애플이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6년 7월에 설립된 신생업체 YMTC는 올해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양산(量産)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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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애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 미국 웨스턴디지털 등으로부터 아이폰용 낸드플래시를 납품받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YMTC가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할 시점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약품(128940)주가는 연휴 직전인 14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고 공시한데 따른 영향으로 8% 이상 급락했다.

릴리는 그동안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HM71224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해왔다. 릴리는 한미약품에 “목표로 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임상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될 수 있으나 당분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69만원에서 60만원으로 13% 하향 조정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약세를 보이던 주요 철강주는 우려 만큼 하락하지는 않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철강·금속 업종은 오히려 0.37% 상승 마감했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철강 업체들의 미국 수출 비중이 이미 낮아진 상태라서 강관을 제외하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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