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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美 금리 오르는데 반전 없는 달러 약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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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정적자 우려, 금리 영향력 약화, 中 개입설 등 제기]

머니투데이

최근 3개월 간 DXY 달러 지수(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냄) 추이/자료=마켓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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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가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 경제 낙관론 속에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달러 가치가 하락해서다.

◇금리 올랐는데 달러는 하락…깨진 함수관계에 투자자 '당혹'

지난주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4년 고점인 2.9%로 상승했다. 그런데도 지난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2% 하락했다. 이달 초 뉴욕증시 등이 급락한 변동성 장세에서 안전자산 선호 여파에 소폭 올랐지만 이내 하락해 지금은 2014년 후 저점까지 떨어진 상태다.

심지어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달러 약세는 지속됐다. 지난주 엔/달러 환율은 105.5엔까지 하락(엔화가치 상승)하며 지난해 7월 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도 상승한다. 더 높은 금리를 좇아 전 세계 투자자들이 해당 통화 자산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올라 만기가 같은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지난해 중순 1.7%포인트에서 현재 2.15%포인트까지 벌어졌음에도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이렇게 환율과 금리의 함수가 깨진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꼽는다. 지난 10년간 금리가 통화정책에 의해 인위적으로 억제돼 있었기 때문에 시장 기제가 이론처럼 작동하지 않게 됐다는 설명이다.

BNP파리바는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와 중국의 자본통제로 펀더멘털이 왜곡돼온 지금 같은 환경에서 환율을 설명하고 전망하는 건 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왜곡할 때 금리는 다른 통화정책 관련 지표들에 덜 의존하게 돼 환율에도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美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인플레 우려 압도…中 영향력도 변수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다른 요인을 압도한다는 시각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통화긴축을 서두르리란 전망보다 재정적자 우려가 더 크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직 미국 금리가 달러 자산 수요를 늘릴 만큼 충분히 오르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외환투자전략가는 "2.9%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중대한 자산배분 변화를 불러올 만큼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4년 전 긴축발작 후 기록한 3%를 넘어야 변화가 촉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더 정치적인 곳에서 원인을 찾는다. 바로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다. 존 아서 FT 칼럼니스트는 막대한 무역흑자국인 중국이 외환보유액을 통해 달러 약세와 미국 금리 상승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이 보유 외환을 동원해 미국 국채 매입을 줄이고 대신 다른 통화 표시 자산을 더 매입하면 달러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동시에 달러 약세로 미국의 수출이 늘고 미국 내에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비싸지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져 금리 상승 재료가 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 재무부 자료를 보면 중국의 외환보유액 총액이 늘어나는 동안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 규모는 감소해왔다.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달러 약세는 자국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중국은 달러 약세로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환율조작국이란 낙인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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