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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 못 해서…" 이윤택 기자회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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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전(前)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

조선일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공개사과를 하고 있다./김명진 기자


그는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배우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성관계를 한 것은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다음은 이윤택 일문일답 전문.

―성폭행 논란이 있다. 인정하는가.

인정할 수 없다. 성폭행의 사실 진위는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

―글은 쓴 사람(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배우 A씨)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인가.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성관계는 했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성관계는 합의 하에 이뤄졌나.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정기적으로 성폭행이 가해졌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있었다.

강제가 아니었다. 이 문제는 여기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든 부분이 있다. 제보한 피해 여성의 이름도 알지만 여기서 밝히기는 어렵다.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할 용의는 있나.

그분의 아픔을 수용하고 그분의 말을 믿고 존중한다.

―성폭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사과를 왜 하려고 하나.

제가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는 거다.

―성관계가 강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아까 말과는 다르게 원치 않았는데 성관계를 한 것인가.

죄송합니다. 더 이상…(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는 법적 절차에 따라서 그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

―(성폭행)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 절차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알고 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법정의 심판을 받겠다.

―자수 용의가 있다는 말인가.

그 방법은 아마 다양할 것이다.

―현재 피해자가 몇 명이나 있는가.

이게 극단 내에서 18년 가까이 진행된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행태라고 생각한다. 제가 정작 어떨 때는 이게 나쁜 죄인지도 모르고 저질렀을지도 모르고, 어떤 때는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서 생긴 일일 수도 있다. 죄송하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가 몇 명인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여러 피해자가 있다는 건 극단 조직적인 문제로 보인다.

제 잘못이고 제 탓이다. 연희단거리패 단원들과 관계자들이 나에게 항의하고 문제제기하는 악순환이 오랫동안 계속됐다. 여기에 대해서 응당 그 어떤 벌도 받겠다. 죄송하다. 제 불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밀양연극촌과 (밀양여름)축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힘들 것 같다. 저는 더 이상 할 수 없다. 밀양연극촌에서도 다 사라질 것이다. 밀양시에서 빨리 저와 연희단거리패를 배제한 상태에서 연극촌 운영자를 꾸리길 바란다.

―본인 소유의 소극장들은 어떻게 되나.

‘30스튜디오’건 부산에 있는 소극장이건 어떤 곳은 저와 공동명의로 돼 있고, 어떤 것은 제 명의로 돼 있지만 이 모든 공간에 대한 소유자는 제 개인이 아니라 극단 모두의 것이다.

―피해자에게 사과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가능하면 직접 만나서 하겠다. 제게 문제 제기한 분들이 있고, 그렇다면 저는 언제 어디서든 만나뵐 거다.

―성폭행을 당해 낙태를 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도 있다.

사실이 아니다. 이 문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어떻게 아냐.

물리적인 성폭행이 아니었다. 성관계를 했지만 성폭행은 안 했다.

―재차 묻겠다. 성관계를 상대방이 원했나 아닌가.

차마 말을 할 수 없다. 폭력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상호간에 믿고 존중하는 그런 상황을 말하는 거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기가 힘들다. 차라리 법원에 가서…(판단 받겠다.)

조선일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공개사과를 하고 있다./김명진 기자


―그럼 피해자에게 따로 찾아가 사과하고 싶다고 한 것은 뭔가.

SNS에 올라온 글들이 사실인 부분도 있고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다. 이 문제를 과연 여기서 우리가 왈가왈부해서 진위를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적 절차가 필요하고 치밀하게 다뤄야 사실과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서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받겠다. 회피하지 않겠다. 그러나 사실과 진실에 따라서 모든 것이 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마하러 오라는 전화는 직접 했던 것이냐.

안마는 제가 시켰다. 그 안마에 대해서는 지금 제 잘못을 통감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남자건 여자건 다 했다. 제가 시켰다. 제 잘못이고 제 탓이다.

―2016년 다른 극단 배우를 데려와 발성연습을 시키겠다며 성추행한 혐의도 있다.

그렇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가슴, 척추 등을 터치하기도 한다. 그 경우에 아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이뤄지면 잘못이다. 그 배우가 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그때는 몰랐다. 지금에야 알았다. 사과하겠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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