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은 자신과 무관하며, 러시아 측의 대선 개입이 어차피 대선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2월 16일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엄지손가락을 들고 있다. 이날 로버트 뮬러 특검은 러시아인 13명과 기관 3곳을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했다. /블룸버 |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16일 특검의 러시아 인사 기소 발표가 나오자마자 트위터에 “러시아는 내가 대선 출마를 발표하기 훨씬 전인 2014년부터 반미(反美) 캠페인을 시작했다. 트럼프 캠프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고 공모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시작으로 주말 내내 자신은 결코 말을 바꾸지 않았다는 강변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나는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나는 ‘그것(선거 개입 당사자)’이 러시아, 중국, 혹은 다른 나라일 수도 있고, 아니면 침대에 앉아 컴퓨터를 갖고 노는 몸무게 400파운드(약 181㎏)의 천재일 수도 있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백악관 핵심참모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실명을 공개 거론하며 항변에 나선 것도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 17일 독일 뮌헨에서 “러시아의 지난 대선 개입은 논란의 여지 없이 분명해졌다”며 뮬러 특검의 기소 내용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즉각 “맥매스터는 2016년 대선 결과가 러시아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았고, (공화당의 승리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을 잊었다”고 밝히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선거 공모에 나선 것은 오로지 민주당의 ‘거짓말쟁이’ 힐러리 진영이었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까지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러시아 대선 개입 혐의가 자신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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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향한 비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가짜 뉴스 언론들이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 그룹이 내가 대선에 출마하기 한참 전인 2014년 설립됐다는 점을 언급하길 얼마나 원하지 않는지 참 우습다”고 했다. 이 밖에 FBI가 러시아 대선 개입에도 너무 오랜 기간 매달리고 있다고도 강조하는 등 전방위로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은 16일 러시아인 13명과 기관 3곳을 기소했다. 이들이 대선 2년 전부터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에서 분쟁을 촉발하는 글이나 댓글을 올리는 활동을 통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에 불리한 정보를 흘리는 등 대선에 개입했다는 게 특검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특검은 트럼프 캠프 인사의 공모 여부와 러시아의 개입이 선거 결과를 바꾸는 데 영향을 줬다는 사실을 기소장에 적시하지는 않았다.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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