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생애 가장 무거운 마음으로 설날을 보냈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13일 법정구속 됐다. 구속된 다음날인 14일은 신 회장의 63번째 생일날이었다. 15일부터는 시작된 설 연휴는 영어의 몸이 된 신 회장의 상황을 더 뼈아프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치소 담장 밖 상황도 좋지 못하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 취소 위기에 몰렸고, 그룹 경영권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도 본격화되고 있다. 신 회장의 겨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쓸쓸한 설날…홀로 구치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구치소에서 홀로 쓸쓸한 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나흘간의 설 연휴 중 18일 하루만 ‘설 명절 접견일’로 지정했다. 15~17일에는 변호인과 가족들도 접견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설 당일인 16일은 특별한 일정 없이 서울구치소에서 홀로 시간을 보냈다. 이날은 수감자들에게 아침 식사로 떡국, 오이 양파 무침, 김자반, 배추김치가 제공됐고, 특식으로는 점심에 과일 천혜향이 배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4일 신 회장의 63번째 생일에는 측근 그룹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허수영 화학 사업군(BU) 부회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 부회장 등이 변호인단과 함께 서울구치소를 찾아 신 회장을 접견하고 향후 경영방침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설 명절 접견일인 18일에는 신 회장의 부인인 오고 마나미(淡河眞奈美) 씨 등 가족들이 일본에서 건너와 그를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 대두
구치소 밖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사실상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난 것으로 정리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신 회장의 구속으로 재점화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이 광윤사 지분 50% 이상을 갖게 한 2015년 주주총회 효력을 중지해 달라고 일본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지난달 25일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을 바탕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중 30%가량의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1.4%을 확보하고 있는 신 회장은 종업원지주회, 5개 관계사 지분, 임원지주회 지분을 합쳐 과반이 넘는 54%의 우호지분을 합쳐 롯데그룹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신 회장이 구속되자 신 전 부회장은 일본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입장 자료를 통해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 사임과 해임을 요구했다. 일본의 경우,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 부회장이 이같은 정서를 활용해 향후 이사회나 오는 6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 사임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월드타워점은 어떻게 되나
어렵게 되찾은 면세점 특허도 위기에 몰렸다. 롯데는 2015년 ‘면세점 대전’으로 불린 면세점 사업자 심사에서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상실했다가 2016년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방침에 따라, 그해 12월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따냈다. 법원은 롯데가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 따내기 위해 K스포츠재단을 지원했다고 판단하면서 주무부처인 관세청이 롯데의 면세특허 취소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관세법은 특허신청 업체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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