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과정 이건희 회장이 승인… 당시 李회장 특별사면 기대"
MB측 "혐의 모두 사실 아니다"
다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BBK투자자문 대표였던 김경준씨를 상대로 "BBK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미국에서 진행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삼성전자의 특허 소송을 다루던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를 새로 선임했고, 2년 만인 2011년 김씨에게 140억원을 돌려받았다.
이 전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김백준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다스 소송 비용 대납을 요청했으며 이 내용을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해 승인을 받았다고 자수서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특별사면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고, 삼성도 사면을 기대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임, 조세 포탈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이 회장은 2009년 8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고, 그해 12월 단독으로 특별사면을 받았다. 검찰은 삼성이 에이킨 검프에 다스 소송 비용을 마지막으로 건넨 시점을 그해 10월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이 특별사면 대가로 소송 비용을 대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혐의가 확인되면 삼성과 이 전 대통령 측에 뇌물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18일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 자료에서 "삼성이 이 전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미국 소송에 관여한 바 없다. 이 사안을 이건희 회장 사면과 연결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엄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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