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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중진의원 '연석회의 요청'에 홍준표 '발끈'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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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리더십 흔들기' 조기 차단

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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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중진 의원 들의 연석회의 요청에 발끈한 것은 '리더십 흔들기'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한국당에 따르면 이주영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지난 8일 홍 대표에게 "중단됐던 당대표 및 최고위원-4선 이상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하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홍 대표 측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으며 중진의원들의 요청을 거부했다.

홍 대표의 측근은 기자들과 만나 "중진회의는 당헌당규에 근거가 없기 때문에 소집할 의무가 없다"며 "대표실로 찾아오면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도 직접 나서 중진의원들을 몰아붙였다.

그는 8일 중진의원들을 겨냥해 Δ부패로 수사 받는 사람 Δ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서 떨어진 사람 Δ자기 상가(喪家) 안 왔다고 방송에 나가 당 대표를 비난하는 사람 Δ원내대표 꼴찌하고 반성도 하지 않고 나서는 사람 Δ당이 어려운데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고 꽁무니 빼는 사람 등 표현으로 비꼬았다.

홍 대표는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설치는 당"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방송에 나가게 되면 가까스로 탄핵과 부패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있는 우리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따져물었다.

다음날에도 "대여투쟁은 보복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고 안전한 당내 총질에만 아르바이트 하듯 하는 것이 야당 정치라고 생각하냐"며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단 한번이라도 느껴 본 일이 있냐"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당의 메시지가 공표되는 공개 회의는 대여투쟁을 담당하는 김성태 원내대표에 맡기고, 자신은 공개 회의에 나서는 대신 지방선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홍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데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의원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진 의원들이 회의 요청을 시작으로 리더십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강력하게 대응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일부 중진 의원들은 요청서를 내기 전 홍 대표의 리더십이 우려스럽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중진 의원들끼리) 대표가 단독플레이 하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게 좋을지, 당대표와 지혜를 모으는 게 좋을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지금 상당히 심각한 국면이라고 본다"며 "그래서 이야기 좀 하자니까 (홍 대표가) 오히려 고압적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중진의원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분위기를 살피는 모습이다.

홍 대표도 "더 이상 당내 문제는 없다. 좌파 정권 폭주를 막는 데 당력을 쏟아야 한다"며 갈등을 키우기보다 가라앉히는 모양새다.

다만 한국당이 중앙당의 전략공천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향후 공천 과정에서 홍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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