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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미세먼지에… 全가전 공기청정 탑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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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하늘을 뒤덮는 미세 먼지가 가전업계의 지형(地形)을 바꾸고 있다. 틈새 가전(家電)으로 여겨졌던 공기청정기가 연 판매량 200만대에 육박하는 '필수 가전'이 됐고, 가습기·제습기·의류 관리기 등에는 공기청정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고 있다. 미세 먼지 맞은 옷을 관리하는 의류 관리기, 창문을 꼭꼭 닫은 가정을 위한 빨래 건조기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미세 먼지가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자극하면서 관련 제품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수 가전이 된 '공기청정기'

최근 국내 가전업계의 첫 번째 특징은 '전(全) 가전의 공기청정기화'다. 가장 큰 수혜자인 공기청정기는 2016년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서며 TV와 세탁기·냉장고 같은 '필수 가전' 대열에 오른 데 이어 올해 판매량은 2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은 점차 전문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문 계측 장비 수준의 센서를 달아 지름이 0.3마이크로미터(㎛)인 미세 먼지까지 감지해 걸러내는 최신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를 최근 출시했다.

조선비즈


여름 한철 쓰는 가전이었던 에어컨은 이제 '대형 공기청정기'로서 쓰임새가 더욱 커졌다. LG전자 장혜원 책임은 "에어컨이 4계절 가전이 되면서 폭염 직전에 구매하는 대신 한겨울에 미리 구매하는 식으로 구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가습(加濕)기, 제습(除濕)기는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해 가습 공기청정기, 제습 공기청정기로 거듭났다. 주(主) 기능보다 부가 기능이 더 주목받는 셈이다. 코웨이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공기청정기가 달린 의류 관리기를 선보여 'CES 혁신상'을 받았다. 제품 하단에 공기청정기를 탑재해 기기 속 옷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옷방의 공기청정·제습까지 책임지겠다는 아이디어가 호평을 받은 것이다. 이 제품은 올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공기청정기의 효능에 대해 회의적인 고객을 위한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신 공기청정기에는 주변 환경에 따라 4가지 색으로 변하는 조명(照明)이 설치돼 있다.

스타일러와 건조기 판매도 급증

두 번째 트렌드는 '미세 먼지로부터 옷 지키기'다. LG전자의 의류 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는 LG의 대표적 혁신 상품으로 꼽힐 정도다. 트롬스타일러에도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코스가 따로 있다. 옷을 걸어두면 옷걸이가 분당 최대 200회 움직이면서 미세 먼지를 옷에서 분리시킨 뒤, 스팀을 쏴서 먼지에 수분 입자를 입혀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사용자들이 이 기능을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자 LG는 아예 미세 먼지 코스 버튼을 잘 보이는 곳에 따로 빼놨다. 이 제품은 현재 월 1만대 이상씩 팔린다. 코웨이가 올 상반기 의류청정기를 출시하면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빨래 건조기도 미세 먼지 수혜 가전으로 꼽힌다. 건조기는 대표적인 서구형 가전이지만 미세 먼지로 창문을 걸어 닫는 집이 많아지면서 국내에서도 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해외 시장에 주력해 왔던 삼성전자·LG전자가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마케팅 공세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1~2년 전부터다.

소비자들의 고민은 '둘 데가 없다' '전기료가 비싸다'는 것이었는데 최근 신제품은 이런 문제도 해결했다. 건조기를 드럼 세탁기 위에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해 공간의 제약을 넘어섰고, 건조기를 한 번 돌릴 때 드는 전기료도 117~130원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2016년 10만대에 불과했던 국내 건조기 시장은 올해 100만대를 넘어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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