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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뉴스분석] 미디어 산업 지각변동 … CJ발 M&A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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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추진

M&A 성사 땐 유료방송 시장 재편

CJ그룹은 오쇼핑과 E&M 합병

성장 한계 홈쇼핑에 콘텐트 수혈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변신 전략

미디어·콘텐트 산업에 ‘CJ발’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CJ그룹이 17일 CJ오쇼핑과 CJ E&M을 합병해 미디어 커머스(상거래)를 키우기로 했고,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SO) 1위 사업자 CJ헬로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추진은 케이블TV와 IP(인터넷)TV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차원이다. 또 CJ의 입장에선 CJ헬로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실탄을 마련하고, CJ오쇼핑과 E&M 합병을 통해 콘텐트와 커머스를 융합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CJ그룹은 2016년 CJ헬로를 떼내고 콘텐트·미디어 수직계열화로 변신을 모색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불허하면서 사업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 당시 CJ헬로 매각 가격은 9000억원대였다. 이번엔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중앙일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두 회사는 지난해 말 ‘각각 인수와 매각 의향이 있으며 가격과 거래 종결 방안을 협의해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수는 328만 명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10.67%를 기록하고 있다. CJ헬로는 가입자가 397만 명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총 가입자 수는 725만 명으로 늘어난다. 시장점유율도 23.55%로 올라 SK브로드밴드(13.49%)를 제치고 KT에 이어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미디어·콘텐트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KT·SK브로드밴드 등 IPTV 경쟁사들의 케이블TV(SO) 인수가 뒤따르면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을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상위권 SO 업체 한 곳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인수가 이뤄지기까진 난관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2016년 당시 적용한 당시 기준을 들이대면 이번 인수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오쇼핑과 CJ E&M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비율은 1대 0.41이며 CJ오쇼핑은 E&M 영업을 그대로 승계한다.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유통과 방송을 결합해 국내 최초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에서다. 미국의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고 통신사인 AT&T가 케이블 영화 제작·배급사인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는 등 세계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CJ오쇼핑 배수정 부장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가 미국의 스필버그 영화 제작사에 투자하는 등 유통 채널과 미디어의 결합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은 한계에 다다른 홈쇼핑 사업이 CJ E&M의 콘텐트와 결합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상품 기획 역량에 CJ E&M의 콘텐트 역량을 더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웹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호감도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두 회사가 가진 해외 인프라를 공유해 글로벌 사업도 확대하려는 측면도 있다.

CJ발 미디어 태풍은 지난해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라고 핵심 실무진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보는 또한 이 회장을 정점으로 CJ그룹의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CJ는 현재 CJ오쇼핑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CJ E&M 주식도 39.3% 갖고 있다. ㈜CJ의 최대 주주는 42.07%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장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이재현→CJ→CJ오쇼핑(+CJ E&M)과 같은 구조로 단순화된다.

강기헌·강나현 기자 kang.na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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