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추진
M&A 성사 땐 유료방송 시장 재편
CJ그룹은 오쇼핑과 E&M 합병
성장 한계 홈쇼핑에 콘텐트 수혈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변신 전략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추진은 케이블TV와 IP(인터넷)TV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차원이다. 또 CJ의 입장에선 CJ헬로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실탄을 마련하고, CJ오쇼핑과 E&M 합병을 통해 콘텐트와 커머스를 융합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CJ그룹은 2016년 CJ헬로를 떼내고 콘텐트·미디어 수직계열화로 변신을 모색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불허하면서 사업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 당시 CJ헬로 매각 가격은 9000억원대였다. 이번엔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수는 328만 명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10.67%를 기록하고 있다. CJ헬로는 가입자가 397만 명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총 가입자 수는 725만 명으로 늘어난다. 시장점유율도 23.55%로 올라 SK브로드밴드(13.49%)를 제치고 KT에 이어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미디어·콘텐트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KT·SK브로드밴드 등 IPTV 경쟁사들의 케이블TV(SO) 인수가 뒤따르면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을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상위권 SO 업체 한 곳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인수가 이뤄지기까진 난관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2016년 당시 적용한 당시 기준을 들이대면 이번 인수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오쇼핑과 CJ E&M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비율은 1대 0.41이며 CJ오쇼핑은 E&M 영업을 그대로 승계한다.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유통과 방송을 결합해 국내 최초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에서다. 미국의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고 통신사인 AT&T가 케이블 영화 제작·배급사인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는 등 세계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CJ오쇼핑 배수정 부장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가 미국의 스필버그 영화 제작사에 투자하는 등 유통 채널과 미디어의 결합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은 한계에 다다른 홈쇼핑 사업이 CJ E&M의 콘텐트와 결합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상품 기획 역량에 CJ E&M의 콘텐트 역량을 더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웹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호감도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두 회사가 가진 해외 인프라를 공유해 글로벌 사업도 확대하려는 측면도 있다.
CJ발 미디어 태풍은 지난해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라고 핵심 실무진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보는 또한 이 회장을 정점으로 CJ그룹의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CJ는 현재 CJ오쇼핑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CJ E&M 주식도 39.3% 갖고 있다. ㈜CJ의 최대 주주는 42.07%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장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이재현→CJ→CJ오쇼핑(+CJ E&M)과 같은 구조로 단순화된다.
강기헌·강나현 기자 kang.na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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