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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文지지자엔 미안하지만 악성댓글 큰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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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복심 양정철,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출간

매일경제

"(대선 당시에도) 문 대통령이 먼저 지지자들에게 '선플' 운동을 전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잘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문 대통령을 온라인에서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은 15일 출간한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문 대통령의 열성지지자들 악성 댓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들 지지자 특유의 댓글 행태에 대한 양 전 비서관의 입장은 "미안한 얘기지만, 한편으로 큰 부담이었다"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양 전 비서관은 "많은 이들은 온라인 지지자들의 강력한 비판 댓글이 문재인캠프와 연계된 조직적인 것으로 오해했다"며 "문 대통령은 온라인 토론과 댓글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데 고민이 깊었다"고 했다. 이어 "선거 상황에서 강력한 결집력을 지닌 온라인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무척 고마운 분들이었지만, 그 가운데 극히 일부는 인터넷 공간에서 지지 성향이 다른 네티즌들에게 배타적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양 전 비서관은 "(우리나라의) 온라인 언어폭력은 서구 나라보다 훨씬 심하다"며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증오하고 분열하려는 말투성"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악성 댓글은 언어폭력이자 사이버 범죄의 일종"이라고 했다.

앞서 10일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악플, 문자를 통한 비난을 당한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며 "기자들도 담담하게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답변 후 온라인에선 해당 질문을 한 기자의 신상이 공개되고,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양 전 비서관은 저서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경선 당시 악성 댓글을 다는 지지자들에게 당부한 "배타와 배제의 논리, 타도와 공격의 언어는 진보의 정신일 수 없다"는 부탁의 말을 소개하며 댓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전 비서관은 저서에서 다음 대통령의 조건으로 언어능력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문장이든 말이든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했고 "정세균 국회의장은 다른 정치인들과 약간 다른, 본인만의 언어 능력이 뛰어난 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문재인정부 출범 후 해외로 떠났던 양 전 비서관은 이번 책 출간에 맞춰 17일 귀국한다. 이번 저서 관련 독자 사인회, 독자와의 대화 등 출간 행사를 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는 당분간 국내에 머물면서 지병인 목과 허리 통증 치료를 받는 등 해외 생활로 지친 몸을 추스를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양 전 비서관이 정치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양 전 비서관의 청와대 입성은 물론 향후 국회의원 선거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해 5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지인들에게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며 이제 저는 퇴장한다.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는 문자를 보내고 친지가 거주하는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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