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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양정철 "언어 민주주의,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 <세상을 바꾸는 언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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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권 밖에서 할 일은 ‘언어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우리 생각과 의식을 바꾸는 일에 작은 조약돌이나마 하나 얹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양정철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54)이 15일 책 <세상을 바꾸는 언어>를 펴내며 밝힌 소감이다. 지난해 대선 직후인 5월25일 외국행에 올랐던 양 전 비서관은 오는 17일 신간 출판기념회를 위해 일시 귀국한다. 출국 9개월 만이다.

양 전 비서관은 ‘민주화의 마지막 여정, 언어 민주주의’라고 부제를 붙였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집권 의미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말과 글로 국민과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두 대통령을 언어 민주주의 관점에서 얘기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백의종군 의지를 밝히고 가장 먼저 봉하마을을 찾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세상을 바꾸는 언어>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하는 안부인사라고 했다.

책은 평등의 언어, 배려의 언어, 공존의 언어, 독립의 언어, 존중의 언어 등 모두 5개 분야로 구성됐다. 각 분야마다 생활 구석구석 남아 있는 우리 사회의 비민주적 언어 문화와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언어 습관을 소개했다.

양 전 비서관은 ‘공존의 언어’에서 온라인 댓글문화 문제를 짚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온라인 댓글문화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강력한 결집력을 가진 온라인 지지자들이 고마웠지만 배타적 폐쇄성을 가진 분들은 큰 부담이었다”고 회고했다. 악성댓글 원인으로 만연한 욕 문화, 익명성에 기댄 카타르시스 욕구, 일상화된 편 가르기 등을 들었다.

권력과 정부에 남아 있는 권위주의 언어를 지적한 ‘독립의 언어’에선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 부인 호칭 문제를 꺼냈다. 양 전 비서관은 “대통령 부인을 여사라고 하는 건 존칭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 부인에게 ‘씨’를 붙이는 걸 우습게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자체가 보편적 존칭이지 하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전투·권위주의적 문장도 꼬집었다. 이를테면 “화약고, 전투, 쓰나미, 격전지, 살생부, 진검승부 등과 같은 전쟁용어를 남발하고 있다”, “대권 도전, 대권 지지율 등 왕조시대를 연상케하는 언어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패권이란 말이 ‘삼철’만큼이나 지긋지긋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폄훼하기 위한 언어 프레임이라고도 했다.

‘다음 대통령 조건’으로 정치 지도자의 언어 구사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세균 국회의장을 칭찬했다. 이 총리는 수준 높은 언어 능력을 지녔고, 정 의장의 언어는 품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이 “직설적이면서도 쉽고 명쾌하게 핵심적 표현을 중시하는 ‘카피라이터’ 스타일”이라면 문 대통령은 “담백하지만 진정성 있고 감수성 있는 ‘역사 저술가’ 스타일”이라고 비교했다.

양 전 비서관은 “다음 대선에서도 언어와 공감 능력이 지도자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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