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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에너지 1위 SK이노…주가 언제 꽃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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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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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 업종(정유·화학) 영업이익 1위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주식시장에서 LG화학의 절반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올해 3조원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주가는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이 화학사업 이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국내 1인자라는 지위와 바이오사업 등 성장성 사업을 골고루 갖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보다 많은 현금성 자산으로 화학사업 투자를 늘리고 또 다른 성장 축인 배터리 점유율을 늘려간다면 LG화학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기준 국내 에너지 업종 1·2위는 각각 SK이노베이션(3조3399억원)과 LG화학(3조766억원)으로 나타났다. 두 종목 모두 작년에 이어 3조원대 이익을 지키면서 소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전망이다. 이처럼 견고한 실적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화학제품의 가격 강세 덕분이다. 반도체 업체들이 D램 가격 급등에 따라 사상 최고 실적을 낸 것처럼 화학업체들은 에틸렌 고공 행진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에틸렌 가격은 작년 12월에 t당 1300달러대를 기록하며 작년 월별 기준 최고가를 썼는데 이달에도 오름세다. 이달(1~9일) 평균 가격은 1391.3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 상승했다. LG화학은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연간 220만t) 1위 업체로 에틸렌 가격 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사업 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화학 사업이 LG화학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94%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ABS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마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화학사업 기여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화학사업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3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석유화학 제품으로 돈을 버는 구조라면,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과 화학·윤활유 사업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 5년간(2011~2016년) 석유화학 사업 신규·증설 투자에 5조원 가까이 썼다. 특히 PX(파라자일렌) 생산량이 크게 늘어 이 분야 국내 1위, 글로벌 6위 업체로 도약했다. PX는 합성섬유, 페트병 등의 기초 재료다.

에틸렌은 연간 86만t 생산으로 국내 4위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에서 화학사업 기여도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46.6%다. 2015년(30.5%)과 비교하면 2년 새 16.1%포인트 높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기여도가 올해 50%를 넘을 것이기 때문에 화학업종으로 구분해도 무방하다"며 "2014년 화학 기여도가 90%를 넘었던 적도 있지만 그때는 정유사업이 적자였고, 최근에는 정유사업이 호황인데도 화학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어 회사 실적 리스크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종목 모두 화학사업 수혜가 예상되지만 최근 1년간(2017년 1월 12일~2018년 1월 12일) 주가는 LG화학이 49.5%나 오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25.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똑같은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으로 올해 비슷한 수익을 내지만 지난 12일 종가 기준 LG화학은 42만6000원으로 SK이노베이션(20만1000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도 LG화학이 14배 수준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7.4배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작년 9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조6587억원에 달한다. LG화학과 비교해도 현금이 8780억원 많다.

일부에서는 두 종목의 주가 격차를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차이로 설명하기도 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LG화학은 21.3%로 일본 파나소닉(43.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 비하면 점유율이 2배로 늘어났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4.4%에서 1.4%로 줄어들었다.

올해 LG화학 배터리사업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추정되며 그 기여도는 전체의 1.8%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이 아직 적자 상태로 알려졌지만 수주 잔액이 많아 성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은 성장성 잣대로 봐야 하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모두 유럽 자동차업체가 선호하는 '파우치' 형태라서 중국 사드 악재를 극복하고 중장기 '캐시카우'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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