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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사상 첫 ‘미세먼지 차량 2부제’ 시행…효과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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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출근 시간대 통행 차량 2099대, 1.8% 줄어

지하철 2.1%, 버스 0.4% 늘어나는 데 그쳐

2부제·혼잡료 대상 확대해야 효과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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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 자동차 2부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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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아침 8시30분 ‘지옥철’로 불리는 9호선 여의도 승강장. 안전 요원들이 대기 중이었지만 승강장은 평소보다 혼잡하지 않았다. 급행은 승객들로 꽉 차 있었지만 안전 요원들은 “방학이어서 그런지 이 정도면 한산한 편”이라고 했다. 강남역과 광화문을 오가는 버스 승강장 줄도 길지 않았다. 오전 9시가 가까워지자 출근 시간에 많은 시민이 오가는 지하철 강남역 안은 눈에 띄게 사람이 줄었다.

이날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차량 자율 2부제와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했다. 서울시는 14일 “미세먼지(PM2.5) 농도가 평균 50㎍/㎥를 넘었고, 15일 미세먼지 농도도 50㎍/㎥ 초과(나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 2부제와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공공 주차장 360개소를 폐쇄하고 공공차량 3만3천여대를 운행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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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개찰구에 미세먼지 나쁨에 따른 운임면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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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출근 시간대에 통행 차량 감소와 대중교통 이용자 증가는 큰 폭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출근 시간대(첫차~오전 9시) 서울 시내 14개 주요 지점 교통량은 지난주 월요일보다 2099대(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이용자도 지하철이 지난주 월요일보다 2만3126명(2.1%), 시내버스는 3568명(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밖에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과 열병합발전소, 물재생센터, 음식물 중간처리장 가동률을 낮춰 기존보다 15.1%가량 미세먼지를 줄였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효과가 약했던 것은 공공에서만 강제이고, 민간은 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 강제성을 높이는 것은 고민스런 문제다. 강제 2부제나 혼잡통행료와 같은 정책은 환경·교통 효과가 강력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일방적으로 확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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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 일대에 한 버스정류장 안내판에 비상저감조치 발령으로 출퇴근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로 한다는 안내가 나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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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공공교통넷 정책위원은 “이번처럼 2부제를 공공에서만 하거나 출퇴근 시간만 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민간 차량까지 확대하고 기간도 2~3일 정도 시행해야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환경·교통을 개선하려면 이런 일시적 2부제가 아니라, 도심 혼잡통행료와 같이 상시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에는 대중교통 요금 감면을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어 서울시 정책을 비판했다. 경기도는 “이런 정책을 1년에 15일만 실시해도 연 1천억원이 든다. 서울시 정책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는 정책에 혈세를 쓴 것이다. 이 정책보다 경기도의 노후 경유차 폐차가 비용도 적게 들고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김규원 남은주 홍용덕 이재호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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