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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엔텍 "주방제품 30년…까다로운 이케아 뚫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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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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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후드 및 빌트인가전 전문 제조업체 엔텍은 지난해 12월 이케아에 물품을 공급하는 전 세계 1200여 개 업체 중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정식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30여 년간 주방가전 분야 한우물만 파온 저력이 빛을 발휘한 것이다. 먼저 후드 2종과 가스쿡탑 1종을 이케아 광명점과 고양점에 공급하고 올 하반기에는 후드, 가스·전기 레인지 등 10여 개 품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이케아 고양점에서 만난 박진우 엔텍 대표(사진)는 "2020년까지 이케아가 5개 매장을 출점한다고 밝힌 만큼 제품 홍보는 물론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면서 "이케아와 거래 물꼬를 텄다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1986년에 설립된 엔텍은 레인지후드, 빌트인 가스·전기 레인지 등 주방가전제품과 환기공조제품 전문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약 540억원이다. 일찌감치 제품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기업인 일렉트로룩스의 국내 생산 라이선스를 갖고 제품을 생산 중이며 최근에는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의 레인지후드를 공동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이케아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이케아 공급업체의 행동강령인 '이케아 아이웨이(IWAY: IKEA IWAY)'를 준수해야 하는데, 지난 2년간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제조 환경 및 업무 환경을 만들고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경쟁 업체를 누르고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부터 이케아가 협력업체에 요구해온 '아이웨이'는 생산·물류 역량 외에도 아동노동 금지,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 조성, 환경보호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규정한 항목에는 근무 중 보호장비 착용, 안전교육 시행, 응급처치용품 보유, 깨끗하고 위생적인 시설 제공, 휴식 시간 보장과 같은 근로조건이 상세하게 규정돼 있다. 최근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최저임금 및 초과근무수당 보장도 담겨 있다. 이를 위반하면 계약이 해지된다. 이케아는 매년 1000여 곳의 협력업체를 감사한다. 박 대표는 "우리 업체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이를 적용해야 해 이들을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엔텍과 이케아의 인연은 이케아가 한국에 처음 상륙해 광명점을 오픈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이케아 광명점의 주방가구 실측, 상담·설치를 하는 서비스 공급자로 선정됐으며 지금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엔텍은 주방가구에 강한 에넥스의 관계사로 박 대표는 박유재 에넥스 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08년 쯤 매출액이 680억원까지 기록했다가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매출이 떨어지는 고비도 있었다"면서 "향후 주방후드, 가스·전기레인지 뿐만 아니라 세대별 환기 시스템 사업도 적극 진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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