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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박종철 열사 고교 동기·후배 부산경찰청장 면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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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남영동 대공분실 시민 품으로" 청원 관련 협조 요청

뉴스1

장기입원 중인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90)를 누나 은숙씨가 돌보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쾌유를 빌며 지난 9일 보낸 난이 눈에 띈다.©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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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박종철 열사와 고교시절을 함께 보낸 혜광고 동기와 후배들이 옛 남영동 대공분실 부지에 ‘인권기념관’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15일 오후 부산경찰청창을 면담했다.

이날 박 열사의 고교 동기생인 부산 혜광고 28회 김상준 동기회장과 고교 동기이자 친구 변종준씨(53), 37회 졸업생인 김승주 부산 부산진구약사회장 등은 이날 조현배 부산경찰청장과 면담을 갖고 박 열사가 고문을 당하다 숨진 옛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권을 시민사회로 넘겨달라고 촉구했다.

변종준씨는 "그동안 옛 남영동 대공부지 운영권을 시민사회에 준다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이슈가 있을 때만 반짝했다가 금방 사그라들기 일쑤였다"며 "얼마 전 조현배 부산경찰청장이 박종철 열사 아버님을 직접 병문안하는 행보를 보인만큼 시민사회단체가 관리하는데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공식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씨는 "조 청장이 병문안 때는 개인적으로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경찰이 인권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진실되게 반성한다면 이제는 부산경찰의 수장으로서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며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의례적 인사였는지 아니면 진정성 있는 행동이었는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판가름 나지 않겠나"고 했다.

또 "영화 '1987'을 통해 박종철 열사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만큼 기념사업 부지 운영권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적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 부지는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진 장소다. 이곳에는 ‘박종철 기념전시실’이 있고 16개 방으로 구성된 5층 조사실에는 당시 고문이 이뤄진 욕조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하지만 현재 옛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주체는 경찰청 인권센터다.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이에 대해 "남영동 대공분실 현장이 여전히 경찰의 통제 아래 있다"며 "경찰은 이곳에서 '인권경찰로 거듭 태어난 경찰'임을 과시하고 있지만 박 열사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경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박종철 기념전시실 전시공간을 확장하고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간첩조작 사건으로 수난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라는 내용으로 오는 26일까지 20만명 대국민 청원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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