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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대가야 전성기 기마무사 철제투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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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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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제국 가야의 기마무사는 비늘 모양의 탄탄한 철제 갑옷과 투구를 둘러쓴 이미지로 유명하다. 활동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추었기에 실제 전장에서 위풍당당한 용모를 과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가야 전성기에 기마무사들이 쓴 철제투구와 마구류(말갖춤), 인접국과의 대외교류 유물들이 대거 출토됐다. 대가야는 경북 고령 지역에 있던 가야연맹체 맹주국 중 하나.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의하면 562년(진흥왕 23) 신라 장군 이사부와 화랑 이사함 군대의 공격으로 절멸했다.

15일 문화재청은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한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정비부지 발굴조사에서 대가야 전성기인 5세기 중엽부터 신라에 병합된 6세기 말께까지 조성된 고분 74기를 비롯해 총 89구의 유구(遺構·무덤이나 건축물처럼 움직일 수 없는 고고학 자료)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 지배계층이 수장된 집단무덤이다. 이번에 대가야 기마무사들이 사용한 철제투구와 마구류가 더러 출토돼 눈길을 끌고 있다. 말안장, 재갈, 등자, 말등 기꽂이 등이 대표적이다. 말등 기꽂이는 고구려 벽화고분 통구 12호분에 있는 철갑기병 개마무사의 말 등에 달린 기꽂이와도 빼닮아 있다. 향후 완전 무장한 대가야 기마무사 모습을 복원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출토된 유물의 다수는 6세기 대가야의 대외교류 모습도 짐작게 해준다. 횡구식석실묘(앞트기식돌방무덤)에서 발견된 금동제 관모, 환두대도(둥근고리자루큰칼), 밀방울, 철제 갑옷편 등 주요 유물들이 대표적이다. 어창선 학예연구사는 "금동제 관모는 백제 관모와 형태적으로 연결돼 제작기술 교류를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두대도는 인접한 지산동 제45호분에서 출토된 것과 모양이 흡사하다. 비슷한 형태가 신라 지역에서 발견된 사례들이 많아 이 시대 신라와의 제작기술 교류도 활발했을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새로운 순장 형식을 갖춘 무덤도 발견돼 눈길을 끈다. 기존 지산동 고분군의 경우 중형 봉토분보다 넓은 수혈식석곽묘 형태였다. 어 연구사는 "지산동 고분군은 죽은 지배계층을 순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 발견된 건 작은 무덤이나 긴 등고선 방향으로 설치된 주곽과 함께 나란히 순장곽 1기를 만들어 기존과 사뭇 다른 형식"이라고 했다. 발굴성과는 16일 공개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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