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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멈춰선 산복도로 ‘만디버스’, 부산 시티투어 신규 노선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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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산복도로 만디버스 1년6개월 만에 중단

오는 5월 새 사업자 운행 재개…또 중단할 수도

서낙동강 에코버스도 1년3개월 만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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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복도로를 달리는 만디버스. 부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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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7월13일 부산역 광장에서 빨간색 25인승 버스를 세워 두고 산복도로를 누비는 ‘만디버스’의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만디버스 운행을 통해 일자리가 늘고 주민 소득이 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디는 산과 언덕의 제일 높은 곳을 뜻하는 경상도 방언이다.

산복도로 주변 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야심작인 만디버스가 15일 멈춰 섰다. 운행을 시작한 지 1년6개월 만이다. 관광객을 태우고 산복도로를 달리는 투어버스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3년 9월~2014년 3월 국비 4000만원을 지원받아 토·일요일 야간에 무료 운행을 시작했는데 대박을 터뜨렸다. 국비가 끊겨 잠시 운행을 중단했으나 부산시는 관광객 유치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주말 야간 무료 투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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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디버스는 처음으로 정기버스처럼 달렸다. 월요일만 운행을 중단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 간격으로 부산역~영도대교∼송도해수욕장∼감천문화마을∼누리바라기 전망대~국제시장∼용두산공원∼보수동 책방골목∼장기려기념관∼유치환의 우체통~부산역을 하루 19차례 운행했다. 1만원만 내면 어디서든 만디버스를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었다.

만디버스는 초기에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곧 적자에 허덕였다. 승객이 모자라 직원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공모를 통해 만디버스 5년 운영 면허를 획득했던 ㈜태영버스는 1년6개월 만에 면허를 반납했다.

부산시는 새 사업자 공개모집을 해서 ㈜여행특공대를 선정했다. 여행특공대는 오는 5월부터 만디버스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적자가 누적되면 또다시 면허를 조기에 반납할 수 있다. 부산시가 태영버스와의 계약처럼 여행특공대가 5년을 채우지 않고 중간에 면허를 반납하더라도 위약금 등 불이익을 전혀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만디버스 개통 이틀 뒤 7000원(성인)을 받고 운행을 시작했던 에코버스는 지난해 10월 운행을 중단했다. 현재 운행을 재개할 계획조차 없다. 사상역∼아미산 전망대∼다대포해수욕장∼낙동강하구 에코센터∼삼락·화명생태공원을 30분 간격으로 돌았는데 개통을 시작하고 넉 달 동안 25인승 버스 한 차례 운행마다 고작 1.4명꼴로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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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유료 시티투어 노선버스 2개가 1년 반도 못 넘기고 운행을 중단하자 수익성을 충분히 따지지 않고 연중 운행 조건으로 민간사업자를 모집해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정 기간 적자를 보전해 주거나 승객이 있는 토·일요일과 봄·여름에만 운영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산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산복도로는 부산의 미래 관광산업 먹을거리여서 포기할 수는 없다. 정상화하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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