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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실명제 전 막판 쓸어담기?" 거래소, 시세조종 세력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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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짜리 암호화폐가 이유없이 10분만에 100배 급등락 거듭

뉴스1

지난 10일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페 A의 경우, 기존 가격보다 낮게 매도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 News1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정부가 거래소폐쇄 대신 거래실명제 우선 도입으로 '시장 관리'를 선언한 가운데, 투기세력들의 시세조종 사례가 급증해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 이달 말 실명제 도입 전, 투기세력들의 '막판 쓸어담기'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고팍스'에 처음 상장된 암호화폐 '시빅'이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개당 180만원에서 10분도 안돼 1600원으로 폭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다른 거래소에서 시빅의 기존 가격은 개당 1000원에 불과하지만, 투기세력들이 고팍스 상장 기대감을 활용해 가격을 끌어올려 순식간에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로채 매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단기간에 급등하는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것을 '추격매수'라 부른다. 주식시장은 하루에 상·하한가 폭이 제한돼 있지만 암호화폐의 경우, 주식과 달리 1시간새 몇배가 치솟아 추격매수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1월들어서 특별한 호재가 없는 경우에도 이같은 급등현상이 빗발치고 있다는 점이다. '시빅' 사례 외에도 지난 8일에는 암호화폐 '미스테리움'이 정부의 규제 발표 속에서도 유일하게 전일대비 두배 이상 급등하는 이상증세를 보였고 직후 폭락을 거듭했다. 지난 14일 업비트에서는 아예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밖에도 지난 13일 이오스를 비롯해 퀀텀과 아인스타이늄 등 주요 암호화폐 대부분이 이유없는 급등락 현상을 보여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업계에선 최근 빈번해진 이상 급등락 현상이 거래실명제를 앞두고 투기자본들이 막바지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주식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은 거래자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워 대량 보유자가 쉽게 시세를 조종할 수 있다는 약점을 활용한 것이다.

특히 네이버 카페 등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형성된 집단 세력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거나 매수에 나설 경우 쉽게 가격을 흔들 수 있다.

다만 이달 말부터 정부의 거래실명제가 본격화되고, 은행 계좌 조사를 통해 거래소들의 입출금 현황이 파악되면 투기자본의 대규모 시세조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뮤니티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잇따르면서 소위 작전세력과 함께 암호화폐 시세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이유없는 급등락은 결코 없는 만큼, 암호화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인지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손실에 대한 부담을 이겨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lsh59986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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