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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이란 당국 "反정부시위로 25명 사망…2명 자살·1명 테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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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경찰서 공격하는 이란 반정부 시위대


이란 당국, 4000명 가량 체포…500명 이상 석방

이란인들, 자살 결론에 의문 제기…조사 요구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이란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진행된 반(反)정부 시위자 2명이 구금 중 자살했으며, 이란 보안군과 충돌로 사망한 다른 한 명은 테러범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란 국민들은 당국의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재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사법당국은 14일(현지시간) 25명이 사망했으며, 4000명 가량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중 수백명이 풀려났으며, 특히 테헤란에서는 500명이 석방됐다.

골람 호세인 모세니-에제이 검사는 이날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해된 이들에게서는 총알이 없었다"면서 이란 사법당국과 보안군의 판단이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금된 상태에서 사망한 이들은 "자살했다"고 밝혔다.

하산 로하니 정부 측 분석가인 파르샤드 고르반포르는 "이른바 자살이라는 소식이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고 있다"며 "그들은 답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텔레그램 사용 금지를 해제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텔레그램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텔레그램은 4000만명의 이란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 관련 보도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동안 텔레그램 사용을 금지했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차단이 해결책은 아니다"라면서 해제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항하는 새로운 시위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자살로 발표된 2명 중 한명인 거리상인 바히드 헤이다리는 이란 중부의 도시 아락에서 살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해 12월31일 시위 도중 체포됐으며, 사법 당국은 그가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헤이다리 유족 변호사 모하마드 나자피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했던 지방 검찰청의 아바스 콰세미 검사는 비디오 동영상을 보면 헤이다리가 칼로 스스로를 찔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동영상은 공개되지 않았고, 콰세미 검사 역시 헤이다리가 칼을 어떻게 들고 있다가 어디를 어떻게 찔렀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사법 당국은 또 다른 자살자인 대학생 시나 간바리(23)의 경우 지난 1월6일 교도소 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고 밝혔다. 간바리는 다른 시위자들과 함께 체포됐지만, 그가 시위에 참여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 일부 현역 의원들은 두 사람의 사망원인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원들은 두 사람이 자살했다는 사법 당국의 주장에 대해 "(그들의)친척들과 목격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치활동가 이사 사하르키즈는 간바리 사례를 언급, "왜 처음 거리 시위에서 목소리를 높인 어린 학생을 과밀한 교도소 독방에 가뒀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공포와 협박으로 무서워할 수는 있지만, 자살 주장에 대해서는 의심스럽고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lwa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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