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정제마진 5달러대 추락…정유업계 '탈 중동' 움직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제마진 '5.9달러' 손익분기점 근접

'신 고유가 시대' 원유도입 다변화로 극복

뉴스1

SK이노베이션 울산CLX©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부근인 5달러대로 떨어졌다. 정유업계는 고유가가 지속될수록 석유제품 소비가 줄어 정제마진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료 구입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원유 등으로 눈을 돌리는 '탈 중동' 현상이 한층 더 심화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1월 둘째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9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평균 복합정제마진 역시 6.2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 7.1달러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통상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5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이중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정제마진 하락의 이유는 원재료 역할을 하는 국제유가 상승에 있다. 브렌트유 가격이 한때 70달러를 상회하는 등 신 고유가 행진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석유제품 가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정유사의 마진율이 하락했다.

정유업계는 이같은 정제마진 축소가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석유제품 소비가 줄어 정제마진엔 악영향을 미친다.

정유업계로서는 원가 절감 노력을 더 치열하게 전개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원유 도입선 다변화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올해 총 원유 수입량은 10억1832만배럴로 이중 중동산은 8억3739만배럴을 기록, 82.2%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86.2% 대비 4%p 줄어든 것이다.

중동산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원유 도입 비중은 대부분 확대됐다. 아시아산은 6.6%에서 8.6%로 크게 증가했고 미주산도 2.79%에서 3.9%까지 늘었다. 유럽산 역시 1.5%에서 2.7% 도입 비중이 증가했다. 아프리카산만 3%에서 2.5%로 다소 줄었다.

그동안 국내 정유업계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물량 확보가 쉬운 중동산 원유의 비중을 90% 가깝게 유지해 왔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미주, 아시아 등의 원유 도입 확대 움직임이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1~11월 미국산 원유의 수입량은 1136만배럴로 1.1% 비중까지 올라섰다. 2016년 미국산 원유의 총 도입량은 245만배럴로 0.2%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산 원유 도입량이 1000만배럴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99년(1197만배럴)이 마지막이다.

미국산 원유 도입량이 급증한 것은 셰일혁명으로 미국산 원유의 경제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16년 이전만 해도 중동산 두바이유보다 평균 2~3달러 비쌌다. 그러나 셰일혁명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WTI의 가격은 2016년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에 합의한 이후 두바이산 아래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지난 12일 기준 WTI는 배럴 당 64.30달러, 두바이유는 66.36달러에 거래됐다. OPEC이 감산안을 연장하고 있어 가격 역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산 원유는 한미FTA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아 배럴당 2~2.5달러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총 도입단가는 5달러 이상 저렴한 셈이다. 중동산보다 미국산 원유의 운송비용이 3~4달러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성이 높다.

이같은 '탈중동' 추세는 고유가로 인해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있는 올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소비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한 푼이라도 싸게 원료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이 지난해 미국산 원유 도입 증가로 이어졌는데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ongss@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