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스크린 인문학] 한편의 영화가 이끌어낸 ‘학문의 대중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4년 11월 개봉된 영화 <인터스텔라>는 국내서 1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영화로, 2009년 <아바타>, 2015년 <어벤져스2>에 이어 흥행 3위에 오르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인터스텔라>가 세운 이 기록은 단순히 영화의 흥행되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영화는 상대성이론이라는 난해한 물리학 이론을 대중화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사람들은 상대성 이론에 관심을 갖고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실 상대성 이론이라는 것이 영화 한편을 감상했다고 해서 이해를 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상대성 이론으로 인해 나타는 현상일 뿐 이해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과 과학 교사들의 노력이 부끄러울 만큼 <인터스텔라>는 대중들에게 상대성 이론을 흥미 있게 소개했고, 그 결과 다양한 물리학 도서, 천문학 도서의 열풍으로 이어졌다.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많은 과학자들이 하지 못한 일을 해낸 것이다.

매일경제

<인터스텔라>는 상대성 이론을 대중화 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 영화 <인터스텔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영화는 이전에도 있었다. 놀랍게도 히틀러 주연의 영화인 <의지의 승리(Triumph of The Will, 1934)>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역시 대중을 움직인 대표적인 영화로 꼽힌다. 히틀러를 주연으로 삼은 영화였지만 감독 레니 리펜슈탈의 뛰어난 영상미로 인해 1935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성의 사회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시절, 여성 감독이었던 레니 리펜슈탈은 자신의 능력을 지지해주는 히틀러에게 보답하고자 <의지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지만, 역시 히틀러를 우상화한 나치의 전략적 영화란 한계를 갖고 있다. 게다가 이 영화 덕분에 히틀러는 뛰어난 리더의 이미지를 얻게 되었고, 독일 국민들은 판단력을 잃고 나치에 휘둘리게 된다.

매일경제

<의지의 승리>는 히틀러에게 뛰어난 리더의 이미지를 선물했지만, 나치의 전략적 영화란 한계를 갖고 있었다. / 영화 <의지의 승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스텔라>나 <의지의 승리>는 영화가 지닌 힘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영화는 대중들에게 특정한 정보를 아주 드라마틱하고 강렬하게 전달해주는 매체가 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의 삶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거나, 혹은 공감하며 감상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접한 드라마와 지식은 자기 삶의 일부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는 인물의 삶을 이야기하고, 그 삶은 여러 인문 요소를 품고 현실 속 우리에게 지식과 메시지를 던져준다.

인간의 삶과 환경에 점차 과학 기술이 접목되어 가는 시대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많은 영화 작품들이 인문학을 품고 과학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문학이란 인간과 세상에 대한 학문이다. 그리고 영화 속 소재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훌륭한 인문학 교재인 셈이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최원석 (‘십대를 위한 영화 속 과학 인문학 여행’ 저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