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일본 대입 문제 등장한 핀란드 귀요미 캐릭터, 배경 두고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핀란드 인기 캐릭터 무민이 일본 수능에 깜짝 등장했다.

중앙일보

무민 시리즈 속 여러 캐릭터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3~14일 치러진 일본 대학입시센터시험 지리B과목의 한 문제는 무민이 어느 나라와 관련이 있는지 물었다. 이 문제는 노르웨이, 핀란드 북유럽의 특징을 묻는 문제 중 하나였다.

중앙일보

13일 치러진 일본 대입센터입시시험 지리B 과목 중 무민이 등장한 문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제의 예시엔 스웨덴 동화를 모티브로 한 ‘닐스의 대모험’ 그림과 스웨덴어 카드가 연결돼 있었다. 이처럼 그림과 어울리는 나라의 카드를 골라야 하는 것. 문제에선 일본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무민’과 ‘꼬마 바이킹 비케’ 그림 옆에 각각 핀란드어와 노르웨이어 카드가 있었다.

정답은 ‘무민’-핀란드, ‘꼬마 바이킹 비케’-노르웨이다. 무민이 핀란드 대표 캐릭터라는 것을 알면 쉽게 풀 문제다. 하지만 무민을 몰라도 바이킹이 노르웨이의 옛 문화라는 것을 알아도 풀 수는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소재를 사용한 문제를 기초적인 지식을 활용해 해결하는 ‘실용적 사고력’을 시험하는 문제”라고 전했다.

중앙일보

영화 '무민 더 무비'의 한 장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험이 끝난 뒤 논란은 뜨거웠다. “‘무민’의 배경을 상식인 것처럼 출제해선 안 된다” “무민의 배경은 가상의 장소다. 핀란드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작가와 작품을 동일시하는 센터 시험의 수준이 문제다” 등 출제 문제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일보

토비 얀손 [사진 위키피디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민은 핀란드 작가인 토베 얀손(1914~2001)이 1945년 창작한 캐릭터다. 첫 선을 보인 후 큰 인기를 끌어 소설로 시작해 만화책, 그림책,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됐다. 자연 친화적인 생활, 가족?친구와 어울려 사는 따뜻한 삶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무민은 스칸디나비아 전설 속 괴물 트롤을 모티프로 했지만, 하마처럼 토실토실하고 귀여운 외모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선 TV 애니메이션이 인기리에 반영됐고, 국내에서도 소소한 반향을 일으켰다. 2015년 애니메이션 ‘무민 더 무비’가 개봉했고, 지난해엔 무민 캐릭터 카페인 무민 앤 미 1호점이 압구정에 오픈했다.

중앙일보

캐릭터 카페 전성시대.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 무민을 콘셉트로 꾸민 카페 '무민 앤 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출제 문제에 관해 무민 공식 홈페이지는 “무민의 무대가 핀란드인지 노르웨이인지…라는 문제가 대입센터시험에 나와 화가 난 사람도 많은 것 같은데…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니, 반성하고 있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사람들이 무민 월드를 더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입장을 밝혔다. 무민이 사는 곳이 어디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스웨덴계 핀란드인인 토베 얀손은 스웨덴어로 작품을 썼다. ‘핀란드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핀란드가 무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중앙일보

주일핀란드대사관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일 스웨덴 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민 골짜기의 모델이 된 곳은 얀손 일가가 매년 여름을 보낸 스웨덴의 브리드섬”이라고 말했다. 주일 핀란드 대사관은 논란을 의식한 듯 트위터를 통해 “얀손의 모국어는 스웨덴어”라고 밝혔다. “핀란드의 공용어는 두 가지.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핀란드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지도… 괜찮아! 수험생 여러분 이 문제 하나 틀려도 인생은 이제부터! 응원하고 있어요!”

이 문제의 배점은 100점 만점의 3점이다. 대학입시센터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