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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터키작가 귄다이·김연수, 평창서 평화를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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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일 '평창올림픽 계기 국제인문포럼' 개최…세계 작가 60여명, 이효석 고향 모인다]

머니투데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국제인문포럼에 참여하는 주요 작가들. 김연수, 장강명, 칼레드 흐룹, 김숨, 데버라 스미스, 알렉산드르 강, 조해진, 고이케 마사요, 손홍규./사진제공=문체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 세계 18개국의 작가 6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서울대학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대학교와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2018 국제인문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세계의 젊은 작가들 평창에서 평화를 생각하다-자연, 생명, 평화의 세계를 위하여’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분쟁, 빈곤, 생태, 문화다양성 등 인류사회가 가진 오랜 고민에 대해 논의하고 그 속에서 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모색하는 자리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1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개막식의 기조발표는 국내 소설가 김연수와 터키 출신 작가 하칸 귄다이가 맡는다. 소설 ‘꾿빠이 이상’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동서문학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연수는 ‘평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펜은 칼보다 강하지 않지만 그 나약함이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소설 ‘데르다(Az)’로 2014년 터키-프랑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하칸 귄다이(Hakan Gunday)는 우리를 평화로 이끄는 세 가지 단계를 소개하며 ‘연민’을 바탕으로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스에서 터키인으로 태어나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벨기에, 터키 등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포럼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노벨상 수상 등 인지도에 초점을 두지 않고 현재 활발하게 문단에서 쟁점을 만들며 자기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선별됐다. 20일부터는 이 작가들이 서울과 평창에서 ‘분쟁 혹은 분단’ ‘여성 혹은 젠더’ ‘빈곤’ ‘언어와 문화다양성’ ‘자연과 생태’ ‘지역과 세계’ 등 6개 섹션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다.

특히 ‘분쟁 혹은 분단’ 섹션에는 아제르바이젠, 팔레스타인, 베트남 등 분단과 내전을 직접 겪고 있는 국가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분단으로 인한 아픔을 실질적인 층위에서 고민하며, 상처를 넘어 평화로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데버라 스미스는 ‘언어와 문화다양성’ 섹션에 참여해 ‘우리가 번역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시 낭송과 독자들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20일 저녁 7시30분부터 서울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 작가들이 모여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독자들과 만난다. 장강명, 김이듬, 전성태, 달미라 틸레프베르겐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어 21일에는 임진각 일대와 평창올림픽 대회시설을 둘러본다. 사진작가 윤정미가 평창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에 작가 개개인의 평화에 대한 염원을 얹은 156개의 조각들을 모자이크 형태로 모아 ‘평화선언문’도 만든다. 완성물은 평창 이효석 문학촌에 설치해 포럼 유산으로 남길 계획이다.

기획위원장을 맡은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은 자연과 생명, 평화를 중시한 작가 이효석의 고향이다. 그는 조선, 동양의 문화만 강조해서는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보고 문화적 교류를 강조했다”며 “문화, 진리의 아름다움은 어느 구역에만 있는 게 아니라 보편적이라고 봤던 이효석의 인식을 바탕으로 문학인들이 만나 평화를 이야기해 보자는 것이 이번 대회의 근본적 취지다”고 설명했다.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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