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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인공지능(AI)으로 진폐증 진단했더니 정확도 95%…직업환경의학 영역 AI 첫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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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진폐증 영상 진단을 연구한 결과 정확도가 9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비즈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명준표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사진)와 강상훈 한국IBM 연구원, 최준 가톨릭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 2011년 5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진폐로 검증되거나 기존 진폐 판정자 1200명의 영상을 활용한 딥러닝 연구 결과 95%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고 15일 밝혔다.

진폐증은 폐에 분진이 쌓여 조직에 섬유화 반응이 일어나 발생하는 직업 및 환경성 질환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폐증 판정·진단에 AI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진폐증 진단 영역에서 전문의의 진단을 보조할 인공지능 딥러닝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진폐증 환자에 산업재해보상을 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이 매년 약 1만명의 진폐증 환자 심사를 하지만 실제 장해(障害) 판정을 받는 환자는 2000명(20%)에 불과하다. 진단 기간이 오래 걸리고 심사청구, 재심사 청구, 행정소송 등 분쟁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관성 있는 영상 판정 및 심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연구팀은 진폐증 판정 및 진단에 필요한 인공지능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하고 실제 질환 판정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연구팀은 단순 흉부방사선 영상과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모두 진폐가 확인된 영상을 연구군으로, 서울성모병원 검진센터에서 검진을 수행한 60세 이상 일반 수검자들의 영상을 대조영상으로 활용했다.

조선비즈

진폐증 환자의 엑스레이(X-ray) 검사 사진. 폐에 분진이 침착해 폐 세포에 염증과 섬유화가 일어난 상태로, 갈비뼈 사이에 하얀 점처럼 보이는 진폐성 음영을 관찰할 수 있다. / 서울성모병원 제공




또 영상의 질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 폐질환연구소에서 제작해 보급한 한국진폐표준디지털영상(KoSDI)를 추가해 진폐영상 판정 시 정확도를 높였다. 또 기존 중앙처리장치(CPU)보다 연산 능력이 월등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딥러닝을 구현하는 신경망네트워크(Convolutional Neural Network·CNN)를 구축하고 판정 보조 시스템을 훈련시켰다.

그 결과, 서울성모병원 영상을 활용한 훈련에서 진폐 여부 분류 정확도는 96%로 나타났다. 또 재확인(validation set)에서는 93%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최종 KoSDI 영상을 추가한 추가 분석에 재확인 결과 정확도가 95%에 달했다.

명준표 교수는 “추가 연구를 통해 서울성모병원 진료 시 축적된 석면 피해 구제 및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등 환경성 질환 영상 판정에서의 진단보조 프로그램 역할을 확대하고, 점차 증가 추세인 환경성 질환 예측 등에도 인공지능을 적용해 다양한 활용 모델을 개발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가 연구개발(R&D) 신진연구과제 지원을 받았으며, 한성원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융합데이터분석연구실 교수가 기술 자문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제 59차 대한직업환경의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연구결과가 발표돼 전문의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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