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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가상화폐, 한국만 왜 뜨겁나]“가상화폐 자체는 문제 없어…폐쇄보다 제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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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아주대 교수

블록체인 활용 사례로 가치 인정…투기가 문제라면 한도 제한 고려

경향신문

김종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14일 “가상화폐 거래소의 문을 닫게 한다면 대원군의 쇄국정책과 같다”면서 “가상화폐를 나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이지 가상화폐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응용된 사례가 아직 나오지 않고 투자·투기로만 응용이 돼서 문제인데 투기가 문제라면 파생상품처럼 거래 한도 제한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인터뷰 내내 가상화폐보다 블록체인 기술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지금은 가상화폐가 무조건 ‘나쁜 놈’으로 되어 있으니 ‘사이버머니’로 사용된다고 하기엔 시점이 좋지 않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례들이 나오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며 “가상화폐 자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한 기술로서는 그 가치를 높이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정보를 누구나 분산해서 장부를 가지고 있게 만드는 기술인데 이를 응용한 사례가 가상화폐”라면서 “그냥 블록체인을 쓰자면 어디에 쓰는지 이해를 못할 텐데 그걸 잘 보여준 게 가상화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 안에서 사이버머니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적절하게 그 역할을 하기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응용 사례로 하드디스크를 공유하는 서비스의 사이버머니로 사용되는 ‘파일코인’을 예로 들었다. 블록체인에 올려진 노래를 다운받을 때 저작권료로 가상화폐를 낼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가상화폐를 사고파는 것에 너무 과열되어 있다”며 “가상화폐가 돈 벌려고 등장한 게 아닌데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보니 과열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에 투자해서 돈 벌 수 있으면, 주식 투자해서 돈 벌 수 있으면 가상화폐 투자를 하겠는가”라며 “경제의 문제이지 가상화폐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거래소 폐쇄와 같은 규제책에는 반대했다. 그는 “지금이야 국내에서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겠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전 세계에서 쓰려면 가상화폐로 주고받아야 할 테고 거래할 거래소가 있어야 한다”면서 “거래소를 틀어막으면 기술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이 돈 벌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어진다. 그러니까 무조건 틀어막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대신 ‘묻지마 투자’는 막아야 한다며 투자금액 제한 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가상화폐 거래를 나쁘게 이용하는 사람을 막아야지, 건전한 투자를 굳이 막을 필요가 없다”면서 “과거 한국이 파생상품 투자 1위였는데 사전 교육 강화 등으로 과열된 시장이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다. 마찬가지로 가상화폐도 투자 제한을 두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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