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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대훈 NH농협은행장, "농민 전용상품 개발…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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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금융권 새 사령탑 ◆

매일경제

"올해 손익 7800억원을 달성하고 '리딩뱅크'로 진입하기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달 29일 4대 행장으로 취임하며 이같이 밝혔다. 농협은행은 지난 3년 동안 어려운 시간을 헤쳐왔다.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의 여파로 2015년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면서 2000억원대 대규모 적자를 감내해야 했다. 그 직후인 2016년 취임한 이경섭 전임 행장이 취임사에서 "농협은행은 지금 일류로 비상하느냐 삼류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위기감을 표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1년 만인 2016년 하반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재도약 기틀을 마련했다. 이런 배경을 들여다보면 이 행장이 천명한 '리딩뱅크 도약'이란 목표는 농협은행이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달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생산적·포용적 금융 등 사회적 책임 강화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이라는 농협 본연의 목적 달성을 위한 적임자"라며 이 행장을 추대했다. 실제로 그의 적극적인 영업력과 폭넓은 현장 경험이 행장 선임의 결정적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2015~2016년 농협은행의 경기·서울 영업본부장을 지내면서 하위권이었던 실적을 전국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영업추진력을 보였다. 그 직후 단행된 인사에선 본부 부행장을 거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에 승진 보임돼 '파격 인사'로 주목을 끌었다. 상호금융을 경영하면서도 농·축협의 펀드 판매 및 외국환 취급 확대, 모바일 플랫폼 'NH콕뱅크' 대중화에 힘쓰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행장은 올해 농협은행을 성장시킬 전략으로 △고객중심 은행 △디지털 은행 △건강한 은행 3가지 키워드에 집중할 방침이다. 먼저 고객의 편리성을 극대화하고 보다 높은 수익으로 보답하는 '고마운 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취임사에서 "농사의 훌륭한 거름이 '농부의 발걸음'이라면, 은행 사업의 핵심은 '고객'"이라며 "현장과 본부가 하나가 돼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본부와 현장의 소통 창구를 상설화하는 등 영업점 일선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켜 나갈 계획이다.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직원'이 우대받는 조직문화도 구축한다. 그는 "고객과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은행이 되겠다"며 "은행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서민, 금융 소외 계층에게도 양질의 서비스를 지원해 따뜻한 금융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농협은행을 '디지털 부문 선도 은행'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핀테크에 기반을 둔 혁신적인 콘텐츠와 기술을 확보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다른 업계와의 융·복합을 추진해 인터넷 전문은행과의 정면대결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농협금융이 기반을 두고 있는 농·축산업에 집중한 '청년창업 종합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농협은행은 2015년 설립한 'NH핀테크 혁신센터'에서 청년·농업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에 특화된 '유캔스타트' 등 총 8개 업체가 입주해 농협은행의 멘토링·사업화 지원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으키고 있는 신기술 경쟁을 선도할 전문 인력도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와 핵심 사업 기반 확대를 통한 '건강한 은행'을 경영 방침으로 삼았다. 그는 "농업·농촌을 위한 수익센터 역할을 단단하게 하는 것이 농협은행의 소명"이라며 "범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잠재 부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해 건실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닦는 자는 흥하리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주어진 상황이 엄중하지만 급할수록 신중히, 갈 길이 멀수록 다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5일 산적한 현안과 목표들을 제쳐두고 '스킨십 경영'에 나서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였다. 적극적인 스킨십과 소통은 지점장·본부장 시절부터 직원들과 부대끼며 한솥밥을 먹었던 대표적인 '영업통' CEO로서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그는 본부에서 만나는 직원들에게 "오~ 안녕"이라며 편하게 인사를 건네며 일일이 직원들의 손을 잡아줬다고 한다. 사원증에 적힌 이름을 불러주고 이름의 뜻을 물어보는 등 친근감 있게 대화를 걸기도 했다.

농협은행 측은 "은행장이 편하게 직원들을 대할수록 조직 분위기도 부드러워지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행장은 "앞으로도 일선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직원들과 식사 또는 호프데이를 가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농업 보호와 육성을 위한 농협은행의 가치를 살리면서 '아시아 최고의 협동조합 은행'을 소명으로 삼고 있다. 이 행장은 "농협은행은 농민과 도시민을 서로 엮어주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관련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농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전개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1961년 경기 포천 출생 △농협대 협동조합,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 중앙대 대학원 유통산업학 △1985년 농협중앙회 입사 △2009년 서수원지점장 △2010년 광교테크노밸리지점장 △2013년 NH농협은행 프로젝트금융부장 △2015년 은행 경기영업본부장 △2016년 은행 서울영업본부장 △2016년 11월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2018년 NH농협은행장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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