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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친문·비문 모두 '文前'에 줄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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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민주당 도전자들 '文心 마케팅' 치열]

전해철 "文대통령에 출마 말했다", 이재명 "나도 친문" 全에 견제구

박영선·민병두, 박원순 견제

박원순은 과거 발언 사과하며 文대통령과 가까워지려고 노력

부산 친문은 오거돈 견제 "그는 친노도, 친문도 아냐"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민주당 인사들이 "내가 바로 문재인 사람"이라며 너도나도 '문심(文心)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그중엔 이전 잣대로 '친문(親文)'인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인사도 있다. 비문(非文)들까지 "이젠 나도 친문"이라고 하는 상황이다.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전해철 의원은 최근 여러 차례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가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지낸 대표적 친문계다.

그는 지난 11일 YTN 인터뷰 등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출마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문 대통령과 가까운 건 사실" "문 대통령 경기 공약을 내가 만들었다"고 했다. 경기지사 출마 뜻을 밝혀온 이재명 성남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인지도의 이 시장에게 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문심은 내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 대선 경선 땐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최근엔 "저도 친문이에요"라고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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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남춘 의원도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표현했다. 재선의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 인사수석 등을 지냈다. 그는 자신이 해양수산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던 것을 언급하며 "새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었다. 문 대통령에게 혹여라도 '측근 인사' 어쩌고 하는 비난의 단초마저 만들지 말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평소 잘 나서지 않는 박 의원이 스스로 '내가 친문'이라고 하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시장에게 맞서 박 의원 외에도 계파 색이 옅은 윤관석 의원,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 등이 인천시장 출마를 고민 중이다.

서울시장 후보들도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비문'으로 인식돼온 박원순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박영선 의원은 트위터 프로필을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꿨다. 자기소개란에도 "2012년, 2017년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위원장, 문 대통령 에콰도르 특사"라는 이력을 앞세웠다. 민병두 의원은 선거 슬로건을 '문(재인)민(병두)시대'로 잡았다. 우상호 의원은 최근 영화 '1987'을 문 대통령과 함께 봤고, 전현희 의원은 사법연수원 시절 문 대통령이 근무한 '법무법인 부산'에서 시보를 했던 일화를 자주 소개하고 있다. 박 시장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에게 "청산 대상"이라고 했던 말을 사과하는 등 문 대통령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최근 민주당에 입당해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견제하기 위한 친문계 움직임도 포착된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 민주당 의원은 "오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지만 친노도, 친문도 아니다"면서 "문 대통령을 대신할 수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후보군에 거론된다. 김 장관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가까워졌고, 이 전 수석은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비서관 등과 함께 '3철'로 불리는 문 대통령 복심이다.

광주(光州)시장 출마자들도 현역인 윤장현 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내가 문 대통령과 가깝다"고 하고 있다. 윤 시장은 안철수계로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강기정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정무수석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70% 안팎이라서 '당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로 인식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친문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라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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