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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새로운 날이 온다"… 윈프리 대선 출마說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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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골든글로브 연설후 출마설 휩싸여

"난 정치인 될 생각 없다"며 부인

"오랜 기간 남성들의 권력에 관한 진실을 이야기한 여성들은 무시당해 왔습니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습니다(Time's up)."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베벌리극장에서 열린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주인공은 평생공로상을 받은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64)였다.

할리우드 성폭력 고발 운동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번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동조를 표시하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윈프리는 9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새로운 날이 지평선 너머에서 밝아오고 있다. 새로운 날이 밝으면 누구도 '나도 당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하자 청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윈프리의 연설 직후 '2020년 대선 출마설'이 급격히 부상했다. 사회자 세스 마이어스는 행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마 계기가 '트럼프는 대통령감이 아니다'는 내 농담이라는 말이 있다"며 "그렇다면 나는 오늘 '오프라는 대통령감이 아니다'고 하겠다"고 했다. 윈프리의 사실혼 배우자였던 스테드먼 그레이엄은 8일자 LA타임스에 "윈프리는 사람들이 원한다면 반드시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도 8일 트위터에 "힘과 영감을 준 오프라의 연설을 봤다. 여성과 남성 모두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외치자"고 했다. 행사 직후 트위터에서는 그를 2020년 대선 주자로 밀자는 해시태그 '윈프리2020'이 확산됐다.

오프라 윈프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의 표본 같은 그의 삶 때문이다. 윈프리는 1954년 미시시피주(州) 시골에서 가정부 일을 하던 18세 미혼모에게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감자 자루로 만든 옷을 입고 지내며 놀림을 받기도 했다. 아홉 살부터 친척들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청소년기 내내 방황했다. 열네 살에는 임신해 낳은 아이가 유아 시절 사망하는 아픔도 겪었다.

윈프리는 웅변과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데 재능을 보였다. 1984년 1월 인기 없는 토크쇼 'AM 시카고'를 맡아 성공시켜 1년 만에 전국적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이름을 딴 '오프라 윈프리 쇼'는 1986년부터 25년간 방송되며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방송 활동과 사업 등으로 큰돈을 번 윈프리는 재산이 약 30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3~2017년 힐러리 클린턴, 미셸 오바마에 이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3위에 꼽혔다.

'윈프리 대선 출마설'에 신중론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자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 연예인들을 정치인으로 추대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있다"고 했다. 윈프리 본인은 앞서 작년 10월 CBS 토크쇼에서 "공직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정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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