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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국제기자연맹도 中당국 사과 촉구…"언론 안전위해 한국기자들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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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한국기자 집단폭행 파문 ◆

한중 정상회담에 동행한 한국 취재기자가 중국 측 경호원에게 폭행을 당한 사태와 관련해 국제기자연맹(IFJ)이 중국 정부에 유감을 표명했다. 15일 IFJ는 성명을 통해 "중국 내 모든 기자의 취재 환경이 악화되고 언론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한다"면서 "중국 당국에 사과를 요구한 한국 기자들과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들은 외부 공격의 두려움 없이 취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폭력 사건은 언론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IFJ는 중국 공안에 향후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하고 내부 조사 상황을 보고해줄 것을 요구했다. IFJ는 1952년 창설된 국제언론기구로 140개국 기자 약 6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도 이날 이번 집단폭행사건에 대한 공동성명을 내고 중국 측에 책임자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아울러 기자단은 청와대 경호팀에 대해서도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기자단은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는 취재진이 상대국 경호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줄 우리 측 경호인력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청와대는 취재진 신변 보호 문제와 관련해 소홀함이 없었는지를 면밀히 따져 보고 사태의 재발 방지 등을 위한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단은 국제언론인협회(IPI)에 이번 사건을 전 세계 언론인에 대한 폭력으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서줄 것도 촉구했다.

이날 한국여기자협회도 "중국 측 경호원들의 한국 기자 폭행 사태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며 한국 정부 측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한편 지난 14일 문 대통령 방중 일정을 취재하던 중 중국 측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던 매일경제신문·한국일보 기자에 대한 중국 공안당국의 조사가 15일 새벽 마무리됐다. 공안은 14일 오후 9시(현지시간) 관련 수사를 개시했고, 피해자 신분인 이충우 매경 기자에 대한 조사는 15일 새벽 3시께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 기자가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새벽까지 공안 조사에 임한 건 피해자 진술이 없으면 가해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베이징의 한 호텔에 마련된 청와대 출입기자단 프레스센터를 찾아 "괜찮은가"라며 이 기자 안부를 물었다. 기자단을 격려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사진기자 2명의 몸 상태를 확인했고, 이에 사진기자단 간사는 "(피해 기자들이) 서울로 이동하는 중이다. 잘 해결되도록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외교부와 기자단에서도 항의했으니 적절한 조치가 있지 않겠나"라며 정부 차원에서 챙기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 기자는 이날 오후 2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이 기자는 손상 부위에 대한 정밀검사를 위해 귀국 직후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함께 대기 중이던 서울대병원 안과·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이 기자에 대해 정밀진단을 실시했으며, 1~2주 경과를 지켜본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밤 정부를 대표해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이 기자에게 위로를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앞서 지난 14일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이번 기자 폭행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왕 부장은 사건의 심각성에 공감을 표했다고 외교부 측이 전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오수현 기자 / 서울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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