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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암세포 성장 유도하는 특수 유전자 발견…`토르`로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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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토르의 망치'를 개념으로 표현한 그림. <자료제공=앤아버 미시간대>


폐암이나 흑색종 등 암 세포를 자라게 하는 유전자가 새로이 발견됐다.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천둥의 신을 본따 '토르(THOR)'라고 이름 붙여졌다.

미국 앤아버 미시간대 종합암센터 연구진은 역할이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긴 암호화 RNA(Inc RNA, long non coding RNA)' 가운데 암 세포 성장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14일 생명과학 권위지 '셀'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인간의 IncRNA 중에서 쥐, 제브라피쉬(줄무늬 열대어)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공통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에 착수했다. 여러 종에서 동일하게 발견되는 IncRNA가 흔치 않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 결과, 해당 유전자는 주로 정소(고환) 세포에서 집중적으로 발현되는 동시에 폐암, 흑색종 등 일부 암 세포에서 강하게 발현됐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 유전자를 억제할 경우 종양의 성장을 멈출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해당 유전자에 '정소와 관련 있는, 잘 보존되는 암 유발 IncRNA’라는 뜻의 THOR(Testis-associated Highly-conserved Oncogenic long non-coding RNA)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토르를 억제하더라도 정상 세포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여 암 치료나 신약 개발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시간대 의대 중개병리학 센터장인 아룰 친나이얀 교수는 "토르 기능을 방해하면 RNA를 안정화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세포 증식이 억제된다"며 "향후 신약 개발 과정에서 토르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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