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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틸러슨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발언 큰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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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북미 대화 가능성 낮아"…"北 대화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 매우 희박"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발언에도 북미 대화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세계적 북한 전문가인 수미 테리 한국 담당 수석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핵 프로그램을 완성해야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겠다는 게 북한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북한이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보유를 증명하지 못한 현 시점에서 대화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수석연구원도 "북한의 핵무기가 미 본토에 이를 수 있음이 증명되지 못한 현 시점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동의했다.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대학 안보연구센터(CSS)의 데이비드 맥스웰 부소장 역시 "북한이 대화할 준비를 아직 갖추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대화를 무시하는 쪽이 북한이니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대북 분석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ㆍ일본ㆍ오세아니아 담당 보좌관 출신인 테리 연구원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 직후 모두가 놀랐지만 그의 발언은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미리 조율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며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과거에도 핵보유국 인정을 대화 조건으로 내세웠으나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서로의 입장에 대해 소개하고 탐색하는 만남을 아무 조건 없이 갖겠다는 건 타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북한 지도부와 다른 나라들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광이 아니며 폭탄을 떨어뜨리기 전까지 외교적 대화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간 이해와 협력 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는 비영리 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스티븐 노퍼 부회장은 "'굿 캅, 배드 캅(good cop, bad cop)', 다시 말해 '착한 역할'과 '나쁜 역할'을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눠 맡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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