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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北 정치범 수용소, 나치 아우슈비츠보다 더 극악무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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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국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HRNK)공개한 함경북도 청진시 '25호 청진관리소'를 위성으로 찍은 사진(2013년 2월 기준)/HRN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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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나치가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도 더 극악무도한 곳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각)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제변호사협회(IBA)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사람과 전직 교도관 등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고발한 보고서를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IBA는 살인, 고문, 성폭력 등 국제적으로 전쟁 범죄로 인정되는 혐의 11건 중 10건을 적용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기소할 증거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음식을 찾아나서다 처형된 수감자들, 하루 20시간 이상 탄광에서 노동하며 과로와 영양실조에 숨진 수감자들, 강간과 낙태 이후 사망한 여성들 등의 사례가 수집됐다. 또 중국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힌 수감자는 맨몸으로 거꾸로 매달려 불과 물로 고문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추를 탄 물을 코와 입에 들이붓는 방식으로 물고문이 행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로 참여한 판사 3명은 1970∼2006년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경험한 수감자나 교도관의 증언과 진술서를 받았다. 이 중 아우슈비츠 생존자로 국제사법재판소(ICJ) 판사를 지낸 토머스 버겐설은 “북한 수용소의 상황은 어린 시절 나치 수용소에서 보고 경험한 것보다도 끔찍하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이 잔혹한 정치범 수용소로 반인류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야 한다고 주장한 패널 판사 3명 중 1명이다.

또 다른 판사인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과거나 현재 세계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전체 인구를 위협 대상으로 삼는 최대 수준의 잔혹 행위”라고 지적했다.

판사들은 북한을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 발견된 수용소 4곳을 근거로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를 계속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 동안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해왔다. 박성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날조되고 근거 없는 보고서를 전적으로 거부하고 부인한다”며 반발했다고 WP는 전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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