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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6 (월)

안정성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잡은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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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종목대해부]LG화학, 화학부문 실적+전지 부문 흑자전환으로 올해 70% 상승…외풍에도 강한 면모 보여]

머니투데이

연말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올 들어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기업이 많지만 국내외 매크로 변수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시장이 썩 좋지 않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쏟아진 외국인 매물이 시장에 큰 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외풍에도 꿋꿋히 버티는 기업들도 많다.

화학 대장주 LG화학이 대표사례다. 시가총액은 30조원에 육박하고 외국인 보유비중도 40%를 넘는다. 올해 주가상승률이 최고가 기준으로 70%를 넘어설 정도로 높았는데도 외국인들은 아직도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10월초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한 날은 6일에 불과하고 이달에도 매수세가 우위를 보인다. 탄탄한 화학 부문 실적에 올해 들어 흑자로 돌아선 미래 먹거리 전지 부문이 가세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 외국인 매수세 유입의 배경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24만원에서 42만원까지…주가상승률 70% = LG화학은 올해 개장 첫날인 1월 2일 장중 연중 최저가 24만750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는 40만원선을 오가는 고공행진이 진행중이다. LG화학 주가가 40만원선을 회복한 것은 2012년 12월 이후 5년여만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장중 42만60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개장 첫날 최저가 대비 72.1% 오른 금액이다. 경쟁사인 롯데케미칼이 30만원 초반에서 40만원 초반대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 한 해 동안 외국인은 LG화학 주식 1조168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모간스탠리의 삼성전자 투자의견 하향보고서로 외국인 순매도가 본격화된 11월 말 이후에도 꾸준한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증권업계는 올해 LG화학의 강세와 관련해 “주력인 화학 부문에서 유지되고 있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적자 사업부였던 전지부문이 예상보다 빠른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2조313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실적 1조8132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분기별로 기복을 보였던 예년에 비해 올해는 꾸준히 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안정성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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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의 질이 좋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력 사업 기초소재(화학)부문 영업이익이 최대 57.4% 성장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고, 지난해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한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200억~400억원대 흑자로 실적을 채웠다. 특히 올해 1분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던 전지사업이 올해 2분기 6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전지사업부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75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도 181억원으로 영업이익을 늘렸다.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전환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기초소재사업부가 번 돈을 전지와 정보전자소재 등 타 사업부가 까먹는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다.

◇탄탄한 본업 화학에 더해진 중대형 전지 가치 = 증권업계는 특히 3분기 이익이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기자동차·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개화하며 중·대형 전지사업이 수혜를 보게 된 것이다. 4분기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금융정보회사 와이즈에프엔이 증권업계로부터 취합한 LG화학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683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47.9% 성장할 전망이다. 3개월 전 컨센서스에 비해서도 10.3% 늘어난 수치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4분기 모든 사업부가 전년대비 실적개선을 이룰 것”이라며 “ESS(에너지저장장치) 판매량 증가와 자동차용 전지 손실폭 감소로 전지사업의 외형(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전지사업 재평가 원년될까…원가상승은 부담 = 앞으로 기업가치를 좌우할 열쇠는 전지사업부가 쥐고 있다. 글로벌 경기 흐름, 업황과 직결되는 화학사업부와 달리 전지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최근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회사 CATL(컨템퍼러리 암페렉스테크놀로지 Ltd)의 IPO(기업공개) 소식으로 LG화학 배터리 사업부 재평가 기대감을 모았다. CATL은 2018년 상반기 2000억달러 규모 IPO를 진행할 계획으로 예정대로 진행 시 시가총액은 21조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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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지사업은 CATL에 비교해 저평가 받아온 만큼 성공적인 기업공개 시 LG화학 전지부문도 재평가가 가능하다. 증권업계는 LG화학 전지부문의 기업가치를 7조~8조원 수준에서 평가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CATL의 2018년 상반기 매출은 10조원, 영업이익은 3700억원”이라며 “LG화학 EV(전기차) 배터리 연 매출 가이던스 1조7000억과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지원 등을 고려하면 LG화학 EV 배터리 사업가치를 7조원으로 추정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은 부담이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귀금속 코발트는 6일 기준 톤당 7만 달러에 거래됐다. 한 달 만에 14.75%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말 2만8000달러에 비해선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 등 중대형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재료 가격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하지만 최근 황산니켈 생산업체 투자와 리튬생산 JV(조인트벤처) 등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원재료 확보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일부 완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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