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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남경필·이재명 '경기지사 게임' 선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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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버스 준공영제 등 잇단 설전… 대표적 후보로 인상 굳히는 효과

조선일보

남경필(왼쪽), 이재명.


여야(與野)의 차기 경기도 지사 후보군인 남경필 현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책을 두고 잇따라 부딪히고 있다.

남 지사는 9일 블로그를 통해 "이 시장은 경기도 정책에 트집 잡는 것 말고,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해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고민을 한 적이 있느냐"며 "정치 싸움을 그만 걸고 국가 성장 전략을 좀 고민하라"고 했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한 '호남 KTX 무안공항 경유 사업'에 비판적인 글을 올렸었다. 그러자 이재명 시장이 8일 "버스 업체 퍼주기로 '영생흑자기업'을 만드시는 남 지사가 하실 말씀은 아니다"고 했는데,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시장이 비판한 '버스 업체 퍼주기'는 최근 남 지사가 추진 중인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겨냥한 말이다.

남 지사와 이 시장은 지난달 경기도 지역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라디오에 동반 출연한 자리에서 이 시장은 "준공영제라는 이름으로 돈을 마구 퍼주면서 수백억~수천억원을 버스 업자들한테 투자하고 있다"고 했고, 남 지사는 "성남시와 고양시를 뺀 나머지 22개 경기도 시장·군수들이 찬성하는데 이 시장만 반대하는 건 정치 공세"라고 했다. 이들은 버스 준공영제 논쟁 직전에는 남 지사가 추진하는 '청년 일자리 통장' 정책을 두고 공개적으로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현재로선 보수·진보 양 진영의 대표선수 격인 두 사람 싸움이 격해져 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둘 사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나타나는 '적대적 공생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바른정당 소속인 남 지사는 향후 한국당 또는 국민의당 후보와의 통합·연대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찍부터 화제의 중심에 설 필요가 있고, 이 시장 역시 민주당 내 다른 후보들이 뜨기 전에 분위기를 잡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선 친문(親文) 핵심인 전해철 의원 등 출마를 준비하는 전·현직 의원들이 국회 일정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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