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들이 챙겨가는 인센티브의 원천은 주로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고팔면서 내는 수수료입니다. 개인투자자가 1억원어치 주식을 A증권사를 통해 산다면 A증권사는 1억원에 대한 수수료를 받아 일부를 영업직원에게 주는 식입니다. 그런데 개인이 아니라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밀어올린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주가가 올라도 개인이 거래하는 금액에 변화가 없어 개인 수수료 수입이 늘지 않기 때문입니다.
![]() |
올해 중순 우리 증시가 딱 그랬습니다. 주가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상승했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5~6월의 개인투자자 거래 대금(코스피·코스닥 합산)은 223조원이었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거래 대금인 252조원보다 29조원가량 적은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시장이 달아올라도 "월급봉투는 그대로"라며 증권맨들이 볼멘소리를 냈던 것입니다.
그런데 겨울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셀트리온과 신라젠 등 코스닥 바이오주가 크게 오르자 개인투자자가 코스닥에 대거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사고판 거래 대금은 122조원으로 전달(52조원)에 비해 2배 이상(70조원) 늘어났습니다. 코스피의 지난달 개인 거래 대금도 68조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수수료율을 0.1%로 가정해 계산해보면 지난달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로부터 1900억원(190조원×0.1%)가량의 수수료를 벌어들였습니다. 이는 10월(1000억원)에 비해 900억원이나 많은 것입니다. 증권맨들이 "겨울이 되니 오히려 따뜻해졌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곽창렬 기자(lions3639@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