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반도체 "위탁생산 확대" 스마트폰 "美시장 공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부터 국내외 주요 임원이 대거 참석하는 '2017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매년 6월과 12월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한국 내 경영진은 물론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주요 법인장과 개발부문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3일부터 15일까지는 수원 본사에서 TV·생활가전과 스마트폰 부문 회의가, 18일부터 20일까지는 기흥·화성 단지에서 반도체·부품 부문 회의가 예정돼 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지난달 초 삼성전자 부문별 최고경영자(CEO) 3인이 모두 바뀐 뒤 처음 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김기남(반도체 부문)·김현석(TV·생활가전 부문)·고동진(스마트폰 부문) 사장 등 신임 CEO들이 어떤 미래 구상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수퍼호황에 힘입어 올해 최고 실적을 올렸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면서 "각 부문별로 강도 높은 사업 재편 방안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초(超)격차' 확대에 초점

올해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반도체 부문은 이번 회의에서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더 벌리는 '초격차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 개발과 양산능력에서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일본 도시바 등에 6개월~1년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64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96단 낸드플래시를 내놓을 것"이라며 "평택 공장을 중심으로 D램 생산량을 늘리면서 시장 주도권을 더 강화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특히 내년 중반 이후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생산 확대와 고객사 확보에 대한 전략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주도하던 파운드리 시장에서 최근 초미세 공정을 무기로 내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기업인 퀄컴의 모바일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내년에는 통신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사를 더 확보하고 이에 걸맞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미국 시장, TV는 수익성에 초점

스마트폰 부문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 시장 공략 방안을 핵심 의제로 다룰 계획이다. 모바일 사업부문 CEO에 오른 고동진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법인과 현지 거래처를 만나고 돌아오는 등 미국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과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위주인 중국·인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이기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 시장 등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 상반기 선보일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도 결정될 전망이다.

TV 부문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경영 전략을 대폭 수정할 전망이다. 2006년 이후 세계 시장 1위를 지켜온 TV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기존 전략을 버리고, 대형화·프리미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TV사업부는 올해 4200만~4300만대 수준인 TV 판매량을 내년 4000만대 안팎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가전 부문은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전시 품목과 전시 콘셉트를 최종 점검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강화한 생활가전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TV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있는 해인 만큼 유럽과 중남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defying@chosun.com);조재희 기자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