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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남아프리카판 ‘미투 운동’… #우리의_지도자가_아니다(NotOurLeaders)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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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징계 받지 않은 정치인의 신상을 하루 한 명 이상 공개하는 ‘#우리의_지도자가_아니다(#NotOurLeaders)’ 운동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행 전력이 공개된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Me_too)캠페인’의 아프리카 버전인 셈이다.

이번 캠페인은 웨스턴케이프 대학 산하기관인 달라 오마르 연구소와 민간 인권 변호사 단체의 합작으로 지난달 25일 시작됐다고 현지언론 데일리 매버릭이 보도했다.

현재까지 명단에 오른 정치인은 총 20명에 이른다. 미성년자 성폭행부터 성접대 강요까지 혐의도 다양하다. 명단 중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해 4명의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도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소속 구의원으로 발탁된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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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를 포함한 일부 정당은 성범죄 혐의가 제기되면 당원권을 정지하는 내부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재판에서 혐의가 확정될 때까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내부 징계를 내리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캠페인 주최 측은 성범죄를 대하는 정당들의 대응이 안이하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정당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가해자들은 제재를 피하지만 피해자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성폭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무디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최 측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당의 대응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겉으로는 성범죄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당 인사이거나 당내 영향력이 미미한 인물일 경우에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정당들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 이들은 “명단에 언급된 모든 인물이 유죄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정당의 대응이 소극적이고 비일관적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려는 것”이라며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사라 본맨 변호사는 데일리 매버릭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캠페인의 목적은 지역과 중앙, 정당을 막론하고 정치권 전반에 성폭행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며 “성범죄 혐의가 제기되면 당원권을 즉시 정지하는 등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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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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