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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바이오株, "반도체보다 유망" vs "현 주가 거품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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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뉴스 / 바이오株 열풍 논란…지금 투자해도 괜찮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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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 기업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기업이 속출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코스닥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주가가 폭등한 기업이 쏟아진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물론 신라젠 티슈진(Reg.S) 바이로메드 메디톡스 코미팜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7곳이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채워져 있다. 현재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오의 성장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확한 미래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주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데 대해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기준 코스닥 기업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약 8조266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8000억원) 대비 10배나 폭등했다. 신라젠이 기록한 올해 주가 상승률 859.9%는 2위인 나라케이아이씨(293.3%)의 3배에 달한다. 주당 1000원 이하인 동전주에서도 보기 힘든 주가 폭등이 신라젠에 나타난 이유는 뭘까.

바이오 관련주에 투자할 땐 재무제표를 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상용화만 되면 조 단위 가치가 있다는 신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인건비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현재 가치로 평가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재무제표가 볼품없는 신라젠에 자금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도 개발 중인 간암치료제 항암면역백신 '펙사벡(Pexa-vec)'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신라젠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신장암·대장암·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임상시험을 병용요법을 통해 하고 있다.

문제는 신약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 지금 주가에는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신라젠이 상장한 이후 10곳 넘는 국내 증권사들이 이 종목을 분석하고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신약의 시장가치와 앞으로 발생할 매출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추산도 전혀 돼 있지 않다. 매출이나 이익 전망치를 알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도 없다.

23일 매일경제가 최근 국내 1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앞으로 10년 후 국내 증시를 주도할 업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에 달하는 8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같은 바이오·제약 업종을 꼽았다. 이는 현재 코스피 전체 이익의 약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7곳)보다도 많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질병 퇴치, 노화 방지 등 제약·바이오 기술 성장에 대한 수요가 광범위하게 증가할 것"이라며 "단순 의약품 개발·발전뿐만 아니라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각종 교정과 편집 등 고도의 기술이 나타나는 바이오테크까지 고려하면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업종"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를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이 구매력 저하에 따른 장기적 시장 침체나 경기 순환에 따른 부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반면 바이오·제약 업종은 노인인구 증가 등으로 수요 부족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제약 업종의 높은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전반적인 과열 양상에 대해선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미래 가치를 가정해도 현 주가가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기업은 적어도 10년 동안 매년 10% 이상 성장해야 가능한 주가 수준까지 올라 있다"며 "미래 가치를 고려해도 지금의 주가는 너무 비싸다"고 조언했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현 주가는 미국 등 신시장 진출에 대한 낙관적 전망만을 가정했을 뿐 아니라 매우 높은 실적이 꾸준히 유지되는 걸 전제해야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3개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64조원을 넘었다. 3곳의 실적을 감안한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80배 이상으로 고평가돼 있다.

[이용건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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