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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입시업체 `오르비`, 인공지능 주식 트레이딩 봇 개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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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입시정보 커뮤니티로 시작해 사교육 기업으로 발돋움한 오르비. 그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제는 스스로를 AI(인공지능) 회사라 칭한다. 현재는 AI 기반 주식 트레이딩 봇을 개발하고 있다.

16일 이광복 무브 CFO(35)는 오르비 게시판에 '오르비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는 글을 통해 지향하는 바를 밝혔다. 삼수 끝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한 이 CFO는 2001년 입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국내 최대 입시 정보 사이트 오르비의 시작이다.

사이트 규모가 커지자 사업이 됐다. 2009년 위젯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차렸다. 그러다 2013년 현재 사명인 무브로 바꿨다. 여전히 오르비란 단어가 수험생들에게 익숙하다.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입시 학원과 인터넷 강의, 참고서 출판에 도전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2009년을 기점으로 사교육 시장은 줄기 시작했다. 이 CFO는 "이렇게 살면 망하기 딱 좋겠구나라는 생각이든 것은 수험생 인구 절벽 그래프를 접하고 나서부터였다"고 썼다. 이후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의류와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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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복 무브 CFO


얼마 전 부터 주목한 대상은 AI다. 마침 알파고와 이세돌이 맞붙었던 때였다. 오르비 사이트에 게시판 글 내용을 AI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용자가 원치 않는 게시물은 자연스럽게 걸러졌다. 이용자가 올린 사진도 AI 기술을 이용해 음란물인지 판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AI 회사 무브로서 첫 발에 불과했다. 지금 그가 꿈꾸는 작품은 '스스로 생각을 하고 분석을 할 줄 아는 금융 뇌'다. 이 CFO는 "흔히 금융 분야에서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한다거나 핀테크를 한다거나,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것들을 한다고 할 때의 접근법은 저희와는 많이 다르다"고 했다. 단순히 전통 금융 분야를 자동화하거나 엄청난 정보를 정리하는 정도 차원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더 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팔면 돈을 버는 것이고, 목표는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라는 게임의 룰을 AI에게 가르치기를 원했다. 이 CFO는 "자 여기 그동안의 시장 움직임에 대한 (사람이라면 평생 읽을 수 없는 분량의) 기록이 있으니 니 머리로 알아서 공부해 봐"라고 하는 것에 가깝다"고 했다. 전에 없던 트레이딩 봇을 만들고자 관련 논문을 읽어가며 코딩 작업에 매달렸다.

좌충우돌 끝에 이달 초 트레이딩 봇 베타 버전을 세상에 내놨다. 트레이딩 봇은 코스피 선물 시장에서 첫 거래에 도전했다. 3일 간 시험 결과 의미 있는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무브는 현재 강화학습, 금융공학 분야에 배경을 가진 인력을 구한다는 공고를 낸 상태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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